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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 김용수
2015-10-06 오후 1:51:31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가을비 내리는 시월의 첫날
    허름하고 낡은 시골집을 찾는다

    잡초더미 속
    덩그렇게 버티고 있는 남향 4칸 접 집
    깨진 기왓장 사이로 씨앗들이 소곤소곤

    잘 익었는가
    잘 익었다네
    우린 버려 졌어
    굽은 나무가 선산 지키듯
    우린 이곳을 지켜야 돼

    근데 말시
    이집 자식농사 잘 지었다고
    동네방네 소문이 자자했대

    둘째 아들은 정치인이고
    셋째 아들은 의사고
    막내 아들은 검사고
    큰 딸은 박사고
    둘째 딸은 재벌사 며느리로
    다들 쩌렁쩌렁 큰 소리 치고 살았대

    하지만
    못난 큰아들은 부모와 함께
    뼈 빠지게 농사만 짓다가 땅 밥 됐대

    몇 년 후
    늙은 부모마저 잃어버린
    시골집은 정한수가 마르고
    연기꽃 피어나지 못한 채
    인적이 끊겼대

    씨앗들의 웃음이 커지고 있는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5-10-06 09:30 송고 2015-10-06 13:51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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