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기사제보 | 즐겨찾기 추가
새 배너 / 순천시의회 새 배너
전체기사 포토영상 오피니언 들길산책 인물동정 지역광장
최종편집시각 : 2025.03.03 (월요일) 09:45
전체기사
ㆍ전체기사
기사제보
광고문의

가장많이 본 기사
이메일 프린트 퍼가기 글자크기 원래대로 글자크기 크게 글자크기 작게
  마음속에 피어난 효도의 꽃
박 재 하 / 목포용해초등학교 제 6학년 5반(이사장상)
2011-12-31 오전 6:08:14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크기변환_2011년11월%2030일%20061

      4학년 생활이 끝나갈 늦가을 무렵, 원래 폐가 좋지 않으셨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다. 처음엔 돌아가셨다는 아빠의 말씀을 듣고 믿겨지지가 않았다.
      장례식장에 처음 와보는 나는 이 풍경이 너무도 어색한 나머지 긴장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창밖의 잎사귀가 떨어져,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 벌거벗은 나무들이 너무나도 외로워 보였다. 마치 나의 마음처럼 왠지 모를 쓸쓸함에 마음이 울적했다.
      집에 돌아와 잠이 오지 않아 눈만 감은 채 침대에 누워 있을 때, 내 방 밖으로 어렴풋이 엄마 아빠께서 말씀을 나누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이야기인 것 같았다.
    그 소리를 들으니 그제서야 이젠 할아버지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갑자기 터져 나오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며 잠이 들었다.
      그 다음 날 삼학도에 있는 할아버지 댁에 갔다. 앞마당에 있는 감나무, 항상 세워진 자전거,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할아버지의 빈자리만 있을 뿐. 이제 자전거를 탈 할아버지가 이 세상에 안 계시다고 생각하니 왠지 허전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평소에도 말씀이 별로 없으셔서 조용했지만 그날은 유난히 더 조용했다. 마당에 피어있는 노오란 국화꽃을 보며 안으로 들어서니 옛날 기억이 어렴풋이 생각났다.
      어렸을 때, 나는 할아버지를 무척 무서워했다. 짙은 눈썹, 낮은 목소리, 거친 손이 무섭게만 느껴져 할아버지를 보고 무섭다며 울기도 했었다. 그리고 점점 자라면서 할아버지 댁에 와서 텔레비전과 컴퓨터만 하고, 할아버지와 별 대화도 없이 무심하게 지내고 돌아왔었으니 할아버지와는 조금씩조금씩 사이가 멀어진 상태에서 돌아가신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흐리게나마 하늘 위로 그려졌다.
      장례식 날, 아빠께서는 내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많이 힘들어 보이셨다. 검은 안경 사이로 짙은 어둠이 축 내려앉아 있었다. 아빠께서는 할아버지께 ‘좀 더 많은 효도를 했었으면...’ 하는 후회를 하시는 듯 했다. 나도 후회가 되었다. ‘조금 더 다정하게 잘 해 드릴 걸’ 하는 후회.
      효도는 겉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고 들었다. 드라마에 나오는 ‘있을 때 잘 해.’라는 대사는 나한테 하는 얘기 같았다. 죽는 일! 나도 나중에 어른이 돼서 겪어야 하는 부모님과의 이별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찡했다. 아직 몇 십년이나 남은 일인데 말이다. 이렇게 엄마 아빠가 없다고 생각하면 끔찍한데, 왜 그 동안 효도를 하지 않은 걸까. 난 엄마의 손길이 너무도 당연한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나 보다. 한없이 떼를 쓰고 어리광을 부렸던 나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히 그려졌다. 엄마 말씀 좀 더 잘 듣고,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고, 학원가지 않겠다고 투정부리지 않는 것이 효도인데, 나는 나를 위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철없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제는 할아버지께 다정하게 다가가지 못한 것도,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지 않은 것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효도’는 할아버지가 남기신 교훈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열심히 실천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에 효도의 꽃이 활짝 피어나는 것 같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12-31 06:08 송고
    마음속에 피어난 효도의 꽃
    최근기사
    새 배너 뉴스앵키
    참살이소개 | 광고/제휴 안내 | 이용약관 | 개인정보보호방침
    참살이뉴스 사업자등록번호 : 416-14-38538 / 등록번호 : 전남 아 00078 / 발행일 : 2008년 6월 1일
    전남 순천시 연향동 장자보3길 28 T : 061) 746-3223 / 운영 : 김옥수 / 발행 ·편집 : 김용수 / 청소년보호책임 : 김영문
    yongsu530@hanmail.net yongsu530@naver.com Make by thesc.kr(scn.kr)
    Copyright 참살이뉴스. All Right R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