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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기행/ 정홍순
2014-11-20 오전 8:42:4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남해에 간 일 있지요

    해수욕장과 하동사람이 그곳에

    정 붙이고 있어서 수차례 간 일 있습니다

    꽃필 때는 벚꽃 길로

    여름에는 나무그늘 사이로 갔습니다

    혹 고달픈 일 생기면

    소나무 언덕 위에서 놀고 오다

    섬진강휴게소 국수 참 맛났습니다

    앞마당 닭 삶아내던 고개가 푸드덕거리다

    섬 산에 올라

    그토록 멀리 바다를 본 것도 남햅니다

    바람이 이마 스치듯

    스사로 잊힐 것만 갔던

    남해의 계절은 현몽하듯 불렀습니다

    손짓이 바람을 몰고 일어나더군요

    가만히 사람들에게서 비켜 서 있던

    오래된 말(言)들이 살아 움직였습니다

    간혹 남해마을에

    해묵은 문명 게우는 사람도 보았지만

    딱히 탓할 일이 아니라 여기며

    가천(加川)에 들어서는 날

    어머니 마고자리가 펼쳐지고

    남근석 필봉삼아 쓴

    한 폭 김만중 구운몽이

    한 자락씩 헹궈 널어지고 있었습니다

    묻히거나 슬프게 살아나거나

    우리 시원(始原)의 전설, 어머니

    억척스럽게 다랭이 누벼놓은

    삿갓배미들로 주름치마 걷어붙인 어머니

    설흘산 오르시는데

    하늘이 내리는 대로 물길 내며 가십디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11-20 08: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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