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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기행/ 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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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 간 일 있지요 해수욕장과 하동사람이 그곳에 정 붙이고 있어서 수차례 간 일 있습니다 꽃필 때는 벚꽃 길로 여름에는 나무그늘 사이로 갔습니다 혹 고달픈 일 생기면 소나무 언덕 위에서 놀고 오다 섬진강휴게소 국수 참 맛났습니다 앞마당 닭 삶아내던 고개가 푸드덕거리다 섬 산에 올라 그토록 멀리 바다를 본 것도 남햅니다 바람이 이마 스치듯 스사로 잊힐 것만 갔던 남해의 계절은 현몽하듯 불렀습니다 손짓이 바람을 몰고 일어나더군요 가만히 사람들에게서 비켜 서 있던 오래된 말(言)들이 살아 움직였습니다 간혹 남해마을에 해묵은 문명 게우는 사람도 보았지만 딱히 탓할 일이 아니라 여기며 가천(加川)에 들어서는 날 어머니 마고자리가 펼쳐지고 남근석 필봉삼아 쓴 한 폭 김만중 구운몽이 한 자락씩 헹궈 널어지고 있었습니다 묻히거나 슬프게 살아나거나 우리 시원(始原)의 전설, 어머니 억척스럽게 다랭이 누벼놓은 삿갓배미들로 주름치마 걷어붙인 어머니 설흘산 오르시는데 하늘이 내리는 대로 물길 내며 가십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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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0 08: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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