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기사제보 | 즐겨찾기 추가
새 배너 / 순천시의회 새 배너
전체기사 포토영상 오피니언 들길산책 인물동정 지역광장
: 2025.03.03 (월요일) 07:14
최종편집시각 : 2025.02.24 (월요일) 08:23
전체기사
ㆍ전체기사
기사제보
광고문의

가장많이 본 기사
이메일 프린트 퍼가기 글자크기 원래대로 글자크기 크게 글자크기 작게
순천만과 여자만 잇는 해안도로 / 김용수
2016-06-07 오전 11:51:33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크기변환_966922824

     


    순천시와 여수시는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해 있다. 두 도시를 잇는 해안도로는 아름다움의 극치라 아니할 수 없다. 노을이 물드는 해안도로를 비롯해 빼어난 자연경관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게다가 이곳에서 생산되는 어물과 아낙들이 만드는 음식물은 사람 내음이 물씬 풍기고 맛까지도 별미다.

     

    순천만(順天灣)과 여자만(汝自灣)은 동쪽의 여수반도와 서쪽의 고흥반도에 둘러싸인 바다로 드넓은 갯벌과 구불구불한 리아스식 해안을 지녔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지정되면서부터 이곳은 더욱 유명세를 떨쳤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바다 한가운데에 여자도(汝自島)라는 외딴섬이 있기 때문에 여수사람들은 여자만으로 부르고 있고, 순천사람들은 순천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순천만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이 해안도로는 순천시 해룡면과 여수시 율촌면을 잇는 조그마한 다리를 분기점으로 시작된다. 사람들은 이 다리를 분기점으로 행정구역이 나누어졌기에 다리 위쪽은 순천만, 다리 아래쪽은 여자만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부르던 간에 이곳 해안도로는 석양빛 내리비치는 낭만의 도로다. 해질 무렵이면 서쪽하늘가로부터 선홍빛으로 물드는 노을은 황홀경의 극치다. 그 노을빛에 타는 섬과 섬들은 점점이 박혀 바다로 빠져든다. 더욱이 아련한 섬과 섬 사이를 붉게 물들이다가 개펄까지도 뻘겋게 타오르게 하는 풍광은 저녁만찬의 그림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여자만의 이미지는 고요한 호수와 같아 아니마 아니무스의 정이 끈적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루에 한 번씩 들고 나는 물 빠짐으로 비워지는 갯벌에서의 생존경쟁은 뭇 여성들의 생활무대로 질펀한 삶이 펼쳐진다. 게다가 갯벌 밭은 온갖 생명을 잉태하는 자궁 같은 역할로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잠시, 이곳의 정경을 그려본다. 하늘과 바다를 선홍빛으로 물들인 일몰의 이미지가 극히 서정적이다. 그리움으로 가득한 情의 눈물이 대롱대롱 맺혀있다. 더욱이 석양이 내리비칠 땐 남모른 서글픔이 밀려오느듯 한다.

     

    그렇다. 여자만 해안도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갯마을들을 거미줄처럼 이어주고 있다. 와온마을을 시작으로 두봉마을에서 863번 지방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상봉삼거리, 그곳에서 굽어 돌면 여자만이 꼭꼭 숨겨놓은 광암마을이다. 게다가 소라면 사곡마을 해안도로는 육달천과 섬달천을 잇고 전설 같은 옛이야기를 아낙들의 손맛으로 대변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섬달천 깊숙한 어귀에 자리한 “솔밭마차‘의 생선회와 지리탕은 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일미중의 일미다. 그곳 여주인이 손수 만드는 지리탕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손맛으로 인정미까지 버물어져 있다. 10여 년 전 그녀는 고만고만한 네 딸을 키우면서 ’달천마차‘라는 음식점을 운영했었다. 고만고만한 딸들은 엄마의 일손을 돕고자, 너도나도 식탁의 음식들을 나르는 잔심부름을 했었다.

     

    15년 전이었다. 이곳 어촌은 대자연의 품에 안겨 적막함이 감돌았다. 당시 필자에게 보여 진 어촌풍경은 고기를 잡아오는 아빠와 그 고기를 요리하는 엄마, 그리고 딸들의 잔심부름으로 한가하고 평화로운 풍광이었다. 참으로 단순하고도 행복한 어촌 삶으로 비쳐졌었다. 피와 땀이 밴 어촌의 삶은 뒤로 하더라도 한 가정에서 엿볼 수 있는 행복지수를 보고 크게 감동했었다. 그래서 한 때는 이러한 어촌의 삶을 각박한 도시의 삶으로 옮겨보려는 노력도 했었다.

     

    여자만의 노을이 물들어 오면 바다가 춤을 춘다. 순천만의 일몰시간이면 낭만손님들이 모여든다. 가슴과 가슴으로 이어지는 서정의 그리움이 울먹거린다. 여자만과 순천만을 잇는 해안도로는 승용차가 꼬리를 문다. 낭만을 즐기는 해안도로는 한 폭의 그림이고 시다.

     

    현천리와 이천리를 연결하는 관기방조제 주변은 갈대 군락지다. 여자도를 바라보는 해안도로는 서촌리와 이목리를 잇고 화양면 공정마을에 이른다. 이곳에서 조발도, 둔병도, 낭도, 사도, 적금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은 점으로 찍힌 징검다리 같다.  조발대교, 둔병대교, 남도대교, 적금대교, 팔영대교 공사가 끝나면 여수에서 고흥까지 다리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다. 낭도 옆에 위치한 사도는 공룡화석과 공룡발자국이 발견된 ‘공룡의 섬’이다. 본도, 추도, 간도, 시루섬, 나끝, 연목, 진대성 등 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사도는 해마다 음력 2월 15일쯤 7개의 섬이 ‘ㄷ’자로 이어지는 모세의 현상이 일어난다. 

     

    공정리에서 활처럼 굽은 해안을 따라 백야대교를 건너면 백야도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서 극찬한 가막만과 여자만의 입구에는 백야등대가 뱃길을 밝혀주고 있다. 백야도를 중심으로 제도, 돌산도, 금오도 등 여수의 크고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정담을 나누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지난 현충일이었다. '우리나라 국가정원 제1호'인 순천만국가정원을 찾는 관광객은 15만 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이 관광객의 다수는 여자만 해안도로를 타고 여수를 관광한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다양한 꽃과 나무를 보고 힐링을 즐긴 관광객들은 석양이 물드는 해안도로를 따라 낭만을 즐기는가 싶다. 그 낭만의 끝자락에서 쓴 필자의 졸시를 게재해 본다.

     

    섬 섬 섬으로 점찍다/바닷물에 붙잡힌 여자만 해 꼬리/서쪽하늘 쓸다가 저녁바다 쓸고 있다//초등학교 운동회가 끝나고/텅 빈 운동장 느티나무 뒤에서/손가락 걸고 다짐하던 섬소녀 상기된 얼굴마냥/붉게 뻘겋게 타오르다 지친 선홍빛 그리움으로/새벽을 쓸고 한낮을 쓸고 하루를 쓸어 모으고 있다//여자만 바라다는/육 달천은 말한다/섬 달천은 언제나 섬 섬 섬 이라고/섬 달천은 말한다/육 달천은 반듯이 후 회 할 거라고/흐른 시간은 다리를 놓았다/설움번지는 붉은 낙조를 등에 업고/적막함 깨뜨리고 사람내음 풍기는/섬달천마을 어귀에  다리가 놓였다//둥근달은 섬달천을 비추고/은하수는 육달천을 떠돈다//섬달천 해 꼬리는/하루를 불태운 햇덩이 따라/아니마 아니무스 정 나누게 하고/새벽부터 저녁녘까지 햇빛 쓸고 쓸어/선홍빛 그리움을 쓸어 모으는 빗자루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6-06-07 10:55 송고 2016-06-07 11:51 편집
    순천만과 여자만 잇는 해안도로 / 김용수
    최근기사
    새 배너 뉴스앵키
    참살이소개 | 광고/제휴 안내 | 이용약관 | 개인정보보호방침
    참살이뉴스 사업자등록번호 : 416-14-38538 / 등록번호 : 전남 아 00078 / 발행일 : 2008년 6월 1일
    전남 순천시 연향동 장자보3길 28 T : 061) 746-3223 / 운영 : 김옥수 / 발행 ·편집 : 김용수 / 청소년보호책임 : 김영문
    yongsu530@hanmail.net yongsu530@naver.com Make by thesc.kr(scn.kr)
    Copyright 참살이뉴스. All Right R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