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뒤숭숭한 한반도를 어쩌란 말인가?” 위정자들만의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위정자들만의 나라로 돌변해 버린 세상사로 비쳐지고 있는 지금, 서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작아지고 있다.
그렇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위정자들이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백성들이 고달프다. 위정자들이 비틀걸음을 걷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호가호위를 한다면 국민들이 겪는 고통과 고초는 크다.
세계열강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는데도 우리네 위정자들은 아량 곳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할 뿐,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특히 정치 불안으로 빚어진 경제난은 위태로울 뿐 아니라 청년일자리는 발붙일 곳이 없는 실태다.
한마디로 오늘의 시국을 암울하다.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당권경쟁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토사구팽을 일삼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무진기행을 쓴 김승옥 소설가를 찾아가 지난 19세기의 암울한 정치상과 사회상을 여쭤봄이 어떨까 싶다.
갑작스럽게 한비자 생각이 난다. 그가 쓴 10가지 망국론을 떠 올려보고 싶다. 위정자들에게는 매우 안 좋은 말인지도 알면서도 들춰야 하는 국민적 심사를 어쩔 것인가?
“첫 번째로 법(法)을 소홀이 하고 음모와 계략에만 힘쓰며 국내정치는 어지럽게 두면서 나라밖 外勢만을 의지한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두 번째로 선비들이 논쟁만 즐기며 상인들은 나라밖에 재물을 쌓아두고 대신들은 개인적인 이권만을 취택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세 번째로 군주가 누각이나 연못을 좋아하여 대형 토목공사를 일으켜 국고를 탕진(蕩盡)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네 번째로 간연(間然)하는 자의 벼슬 높고 낮은 것에 근거하여 의견(意見)을 듣고 여러 사람 말을 견주어 판단하지 않으며 듣기 좋은 말만하는 사람의견만을 받아들여 참고(參考)를 삼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 다섯 번째로 군주가 고집이 센 성격으로 간언은 듣지 않고 승부에 집착하여 제 멋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여섯 번째로 다른 나라와의 동맹(同盟)만 믿고 이웃 적을 가볍게 생각하여 행동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일곱 번째로 나라 안의 人才는 쓰지 않고 나라 밖에서 온 사람을 등용(登用)하여 오랫동안 낮은 벼슬을 참고 봉사한 사람위에 세우면 그 나라는 망한다. 여덟 번째로 군주가 대범하여 뉘우침이 없고 나라가 혼란해도 자신은 재능(才能)이 많다고 여기며 나라 안 상황에 어두우면서 이웃적국을 경계하지 않아 반역세력(反逆勢力)이 강성하여 밖으로 적국(敵國)의 힘을 빌려 백성들은 착취하는데도 처벌하지 못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아홉 번째로 세력가의 천거(薦居)받은 사람은 등용되고, 나라에 공을 세운 지사(志士)는 내 쫓아 국가에 대한 공헌(公憲)은 무시되어 아는 사람만 등용되면 그 나라는 반드시 망한다. 열 번 째로 나라의 창고는 텅 비어 빛 더미에 있는데 권세자의 창고는 가득차고 백성들은 가난한데상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서로 짜고 이득을 얻어 반역(反逆)도가 득세하여 권력을 잡으면 그 나라는 반드시 망한다.” 라고 했다.
한비자는 5000년 중국을 이끌어온 50인의 모략가 중 한명으로 전국시대 한왕(韓王) 안(安)의 서자로 출생해 국가가 망하는 10가지의 징조를 설파했다.
우리의 정치판에서 이러한 징조가 나타나서는 안 되는데도, 시국이 시국인지라 한비자의 말을 인용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IMF를 정점으로 문민정부가 들어섰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김영삼 정부를 시작으로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까지 5대에 이르렀다. 이들 성적표는 잘한 것 50%, 못한 것 50%로 결과는 재로이다. 하지만 선진국은 잘한 것 100%. 못한 것 10%로 결과는 90%가 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과 선진국들의 정치력은 판이하게 다르다. 얼마 전이다. 한국 통계청은 대졸 이상 무직자만 334만6000명, 총부채가 5000조원이 넘고 가계 부채만 1200조원, 한국은 상위10%가 전체 소득 45%를 가져가는 아시아에서도 최고였으며, 년 17만 명이 자살을 시도, 2만 명이 생명을 마감하는 세계 최고였다, 게다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 가는 나라인데도 아이는 가장 안 낳는 나라로 세계최고임을 밝혔다.
아무튼 IMF때 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정치판은 각종비리에 연루돼 국민들로부터 불신임을 받아왔다. 그러나 어쩌랴! 양당구도인 우리네 정치판에서 또 다시 그들을 뽑아야 하는 국민들의 심기는 매우 불편하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속어가 나돌면서도 새로운 정치판을 조성하지 못하는 국민들의 안타까운 심사가 언제쯤이나 반영될 것인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호랑이의 힘을 빌려 여우 짓을 하려는 호가호위의 위정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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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1 11: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