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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에 내리는 폭우를 바라보며 / 김용수
2016-12-25 오전 9:06:12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동짓날이다. 붉은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찹쌀 단자를 빚어 넣은 동지 죽을 먹어야만 한해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오늘따라 동지 죽을 애써 찾아먹으려는 사람들의 발놀림이 분주하다.

    그렇다. 전해지는 옛말처럼 온갖 잡귀를 쫒아내고 한 살을 더 먹은 의젓함을 보여주자. 그 의젓함은 곧 사리판단을 할 줄 안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리판단을 못하고 제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순천시의회의 단면이 그려진다. 

    지난 16일이었다, 순천시의회가 제209회 2차 정례회에서 내년도 예산을 심의 의결하는 가운데 문화경제위원회가 호남권 직업체험센터(잡월드) 예산 162억 원을 삭감했다.

    이에 따른 논란은 커지고 시민들의 따가운 여론은 빗발쳤다. 더욱이 동료의원들 간의 갈등과 반목은 더욱 심화됐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삭감한 잡 월드 예산은, 당초 국회 상임위인 환노위에서 내년에 지원예정이었던 국비 60억원을 27억만 반영해, 순천시 집행부뿐만 아니라 순천시의회도 나서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 시의회 차원에서 국회를 방문했던 예산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의회는 본회의에서‘호남권 직업체험센터 국비전액확보 촉구결의안’까지 발의해 놓고 막상국비가 확보되니 시의회 상임위에서 예산을 삭감하는 황당 아닌 모순을 연출했던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해당 상임위에서 국비가 확보된 정부공모사업 예산을 삭감한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인데다, 시의원들 사이에 정부공모 사업에 대한 인식공유가 부족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자면 시의원들의 자질을 의심하는 촌극을 빚은 것이다.

    시민들은 말했다.“시와 시민들은 뒷전이고, 자신의 영달에만 급급한 시의회다.”고 말이다. 또 비난의 소리와 냉소 섞인 말을 서슴없이 해댔다. 즉,“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눈이 먼 시의원들이다.”고 말이다.

    따라서 지난 19일과 20일에는 시민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삭감된 예산을 되살리는 예결위가 열렸다. 그것도 시민들이 지켜볼 수 있는 공개적인 화면을 통해 중계 됐었다. 특히 시민들은 주윤식의원의 시와 시민을 위한 논리적인발언에 박수를 보냈다. 반면, 허유인, 유영갑 의원의 트집 아닌 트집과 부적절한 언동에는 짜증스러워 했다.

    천신만고 끝의 예결위가 마감됐다. 동짓날에 쏟아지는 폭우처럼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이 예결위에서 되살아났다. 그러나 시민들은 시의회의 이 같은 행보를 반기지 않았다. 그것은 시민을 볼모로 한 집행부 길들이기와 확보된 국비를 자칫 잘못해 불용예산으로 돌려보내는 사례를 빚을 뻔한 아슬아슬함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예결위의 회의모습을 화면으로 지켜보았던 시민들이 비난의 봇물을 쏟아냈었다.

    “하반기순천시의회는 동료의원간의 갈등으로 인해 급기야 정부예산삭감까지 이어진 있을 수 없는 불명예를 기록할 뻔 했다.”며“다시는 신비스러운 순천시의회 행보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폭우 속에서 외쳐대는 한 시민의 소리를 게재해 본다. 그것은 다름 아닌 소외계층의 야윈 삶이다. 그들은 동짓날에도 동지 죽조차도 못 먹고 겨울추위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자신들의 주눅 든 삶을 녹여줄 수 있는 위정자들의 진정한 서민정책을 갈구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동짓날에 쏟아지는 폭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시원스러우면서도 무겁다. 그것은 시의회의 어처구니없는 행위들이 시민들에게 미칠 파장이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다시금 회자된 순천시의회에 백마의 피와 닮은 팥물을 뿌려볼까 싶다. 두 번 다시 그런 오류를 범하는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말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6-12-22 14:10 송고 2016-12-25 09:06 편집
    동짓날에 내리는 폭우를 바라보며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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