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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성에 울려 퍼지고 있는 “우리소리” / 김용수
2017-05-23 오전 11:40:41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시인



    신록의 계절, 오월도 하순에 접어들었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면서 희망의 달이다. 그래서인지, 각종행사가 빈번하게 열리는 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특히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5,18을 기념하는 행사가 매우 뜻 깊은 행사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날 행사로 광주시민을 비롯한 호남사람들 그리고 민주인사들의 맺힌 한이 술술 풀리리라 믿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낙안성에 울려 퍼지고 있는 우리의 소리”를 피력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고유의 유일한 소리인 판소리와 가야금병창의 전국대회가 낙안읍성 객사(야외무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인재양성의 일환책으로 초등생부터 대학생 그리고 일반부로 나누어서 동기부여와 함께 우리의 민속전통을 계승하는 뜻 있는 대회였다.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대자연의 품에 안겨 우리의 소리를 마음껏 불러보고 질러대는 아주 뜻 깊은 대회였다.”며 “음향시설이 잘된 실내무대에서 우리의 소리를 불렀을 때보다도 옛 모습이 그대로 간직된 야외무대에서 우리의 소리를 불러 감회가 깊었다.”고 말했다.


    비록 짧은 대회기간에 비추어 대통령상은 아니더라도 국회의장상과 장관상이 주어지는 대회였지만 참가학생들과 관객들의 호응도는 높았다는 평이다. 더욱이 참가자들과 관객들은 “동편제의 거장 국창 송만갑, 가야금병창의 최고봉 오태석 선생의 생가가 있는 순천 낙안읍성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매우 뜻있는 대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전국 각지의 예술명문학교, 단체 등에서 총 167명이 참가해 5개부분에서 치열한 경연을 펼쳤으며, 명창과 낙안읍성기획공연단의 특별공연으로 단순한 국악대전이 아닌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었다.


    그렇다. 낙안읍성 국악대전은 국악 인재를 발굴하는 등용문 역할을 할 것이고,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대회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2020년 낙안읍성의 세계문화유산등재를 목표로 무형의 전통문화를 발굴, 보존하는 데 최서의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문득, 우리의 농요가 생각난다. 그 증에서도 “고사리 꺾기”의 소리와 놀이의 유래가 떠오른다. 예부터 농촌마을에서는 산나물과 약초가 많이 생산돼 고비, 고사리를 꺾고 뜯어서 즐겨 먹었다. “오월고사리는 샛서방하고도 안 바꾼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일까 강원도 강릉지방 학산리에서 유래된 “고사리 꺾세”는 진정한 우리의 민속놀이와 소리이다. 나무하던 아이들이 산에 산나물을 뜯으며 즐겨 놀았던 놀이다.


    주로 놀이가 행해졌던 곳은 산에 있는 묘자리 공터였다. 아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묘 자리를 원형으로 돌면서 노는 놀이로서, 강강수월래가 여성들의 원무라면 이 고비, 고사리꺾기놀이는 초동의 원무놀이라 할 것이다. 묘를 가운데에 두고 빙빙 돌면서 친구지간의 화합과 단결을 다지는 놀이다. 


    아이들이 편을 갈라 슬기를 겨루는 문답동요형태로 진행되는데, 전체 네 마당으로 구성됐다. 첫째마당은 손을 흔들면서 “꺾세 꺾세 고사리를 꺾세, 신령산에 고사를 꺾세”라고 시작하여 원을 중심으로 허리를 굽혀 고사리를 꺾는 시늉을 한다. 둘째마당은 앞사람의 망태에 고사리를 넣어주는 흉내를 낸다. 셋째마당은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아가며 지명과 역사 그리고 인물 등을 엮는다. 넷째마당은 문답동요로 “동무동무 고사리걲으러 가세. 배가아파 못가겠네/ 뭔밴고/자라밸세/뭔자라/애비자라/뭔애비/솔애비/뭔솔/탑솔/뭔탑/진주탑/뭔진주/코리진주/뭔코리/버들코리/뭔버들/수양버들/뭔수양/하늘수양/뭔하늘/청하늘/뭔청/대청/뭔대/왕대/뭔왕/임금왕/뭔임금/나라임금/뭔나라/되나라/뭔되/쌀되/뭔쌀/보리쌀/뭔보리/가을보리/뭔갈/떡갈/뭔떡/개떡/뭔개/사냥개/뭔사냥/꿩사냥/뭔꿩/장꿩/뭔장/까토리 빗토리장”이라 한다.


    이처럼 우리의 소리는 해학적이면서도 충효사상이 깃들어 있다. 호연지기로 자라는 아이들의 인성이 곱듯이 우리의 소리도 대자연의 품에서 유래돼 자연의 미덕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성 싶다.


    요즘 필자는 먼동이 틀 무렵, 아침 5시에 일어나 고사리를 꺾는다. 순천시 낙안면 평사리 고동산자락  먹 고사리를 꺾다가 써본 졸 시를 게재해 본다.


    황토움막 뒷산
    비탈진 산자락에
    방긋방긋 손 흔드는 고사리 순
    꺽세 꺾세 꺾어나 보세


    아이들 손짓인가
    산처녀 웃음인가
    설레설레 몸짓하는 고사리 순
    꺾세 꺾세 꺾어나 보세


    치켜보면 보이고
    내리보면 뵈지 않는
    오동통하게 살찐 먹 고사리 순
    꺾세 꺾세 꺽어나 보세


    낮은 물리 터득하고
    높은 불리 알아차린
    낙안 평사리 고동산 고사리 순
    꺾세 꺾세 꺾어나 보세


    농번기철 일손돕는
    아이들손 농촌일손
    너도나도 달려드는 고사리 손
    잡세 잡세 잡아나 보세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7-05-23 11:39 송고 2017-05-23 11:40 편집
    낙안성에 울려 퍼지고 있는 “우리소리”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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