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가 광양국제아트서커스를 유치하면서 발표한 사업구상이 당초 취지와는 전혀 부합되지 않은 부실한 행사 운영으로 시의 기획력 부재는 물론, 행정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광양시는 당초 서커스페스티벌 유치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광양시의 문화도시 입지와 그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광양국제아트서커스는 문화와 건강, 산업이 아우러진 대형 문화축제
광양시는 지난해 6월 21일, 우리나라 전통 서커스 공연사인 동춘 곡예단과 공동으로 여수엑스포 기간 동안 문화와 건강, 산업이 아우러지는 국제 규모의 대형 문화축제를 개최키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당시 광양시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 문화축제는 빛(Sunshine)과 볕(Energy)의 이미지를 활용해 문화와 건강, 산업 등의 콘텐츠로 구성되며 세계 최고 수준의 10개국 12개 팀이 참가하는 아트서커스 상설공연이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안의 콘텐츠별 주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서커스의 경우 출연진이 세계대회 수상자와 최고 수준의 서커스 단원으로 엄선돼 있으며 러시아 볼쇼이단, 중국 국립 기예단, 광서 기예단, 상하이 오토바이쇼단, 헝가리 서커스단, 캐나다 서커스단이 특별 초청되는 등 한국, 중국, 러시아, 헝가리, 독일, 캐나다, 미국, 우즈베키스탄, 몽골, 태국, 북한 등 10개 국 12개 팀의 세계 아트 서커스단이 출연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와 함께 세계 매직(Magic) 쇼와 광양의 빛과 에너지를 스토리화한 창작 공연 프로그램이 개발돼 선보이고 대형 연예인 초청 공연, 불꽃쇼, 레이저쇼, 제4회 대한민국 대학 국악제 등 광양 선샤인 페스티벌이 포스코와의 협의를 통해 개최될 뿐 아니라 국내외 유명 문화행사(뮤지컬) 유치와 광양시립예술단, 지역 전통문화 공연 등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광양의 정서가 담긴 공연과 글로벌 문화행사가 병행되는 한편 광양 먹거리 문화 체험도 함께 열린다는 내용을 담았다.
뿐만 아니라 건강 콘텐츠로 백운산의 기(氣), 약초, 수목과 함께하는 산림 체험을 테마로 세계 산림휴양 포럼과 세계적 대체의학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하고 백운산 약초 홍보관 관람과 시식 체험, 편백, 삼나무, 소나무 등을 활용한 피톤치드(산림욕) 체험, 목재⦁식물 체험관 운영 등 백운산 산림자원 홍보와 체험관이 운영되는 한편, 숲 해설가를 활용한 1박2일의 백운산 자연휴양림 탐방 체험학습과 백운산 자생 산채 음식 민박체험도 준비돼 있는 것으로 발표했다.
산업 콘텐츠 부분은 포스코, 지식경제부, 순천대학을 파트너로 한 태양광 풍력을 이용한 그린 에너지관 운영, 신소재⦁바이오메스 전시관 운영, 에너지 저장기술 육성 포럼, 최첨단 3D 영상 콘텐츠 체험관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혔다.
이러한 구상대로라면 이 행사는 여수엑스포와 연계한 대규모 문화행사로 광양의 문화예술을 널리 알리는 계기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지역민의 마음을 충분히 설레게 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청사진은 광양시의 기획력 부재와 홍보에만 치중하는 시의 안일한 대처로 시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인근 지자체와 갈등만 야기하는 최악의 행사로 마침표를 찍었다.
서커스 출연 팀 10개 국 12개 팀에서 6개 국 6개 팀으로 축소
사실상 서커스페스티벌이 시작되자 광양시에서 발표했던 대규모 문화행사는 자취를 감추고 서커스팀 출연도 절반으로 줄었을 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도 없어 시민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시에서 공언했던 러시아 볼쇼이단, 중국 국립 기예단, 광서 기예단, 상하이 오토바이쇼단, 헝가리 서커스단, 캐나다 서커스단의 특별 초청 등 한국, 중국, 러시아, 헝가리, 독일, 캐나다, 미국, 우즈베키스탄, 몽골, 태국, 북한 등 10개 국 12개 팀의 출연은 공염불이 됐고 한국(카르마), 슬로바키아(아고라), 스페인(갈뚝), 미국(디아블로), 중국(서유기), 영국(엘리멘탈) 등 6개국 6개 팀이 출연하는 것에 그쳤다. 세계 수준의 공연단을 유치하겠다는 광양시의 공언은 공염불이 된 셈이다.
대규모 문화행사 개최 ‘용두사미’
대규모 문화행사 유치도 예외는 아니었다. 세계 매직(Magic) 쇼와 광양의 빛과 에너지를 스토리텔링한 창작 공연, 대형 연예인 초청 공연, 불꽃쇼, 레이저쇼, 대한민국 대학 국악제 등 광양 선샤인 페스티벌 개최, 국내외 유명 문화행사(뮤지컬) 유치와 광양시립예술단 공연, 지역 전통문화 공연 등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를 개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광양시립예술단 공연과 불꽃쇼 외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지역 전통문화 공연도 이뤄지지 않아 지역문화를 알린다는 계획은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왔다.
특히 포스코와의 협의를 통해 개최하겠다던 선샤인 페스티벌은 입장권 판매에만 치중하던 광양시가 선샤인페스티벌 개최 비용 10억 원을 포스코 측에 티켓 구입비로 사용해 줄 것을 요구, 포스코에서 이를 수락함에 따라 선샤인페스티벌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에 처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어디로 갔나?
백운산의 기(氣), 약초, 수목 등 산림 체험을 테마로 한 1박2일의 백운산 자연휴양림 탐방 체험학습, 백운산 자생 산채 음식 민박체험, 서커스 관람객 유치를 통한 인근 상권 활성화 등 지역경제 활성화도 헛구호에 그쳤다.
서커스 행사장 내에는 광양시 홍보관을 비롯해 산림복지휴양관, 신성장산업체험존, 기업홍보관, 푸드코드, 부대행사존, 특산 기념품 판매소 등이 설치됐지만 구색맞추기식 시설로 이 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어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물론, 백운산과 민박을 연계한 테마체험은 실종됐고 지역경제 활성화와는 거리가 먼 푸드코드가 행사장 내에 입점해 서커스 관람객들의 인근 상권 유치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서커스 개최로 인해 지역경제가 더욱 실종됐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행사장에 입주한 ‘푸드 코드’도 서커스장을 찾은 관람객 대부분이 광양시민들이었고 외부 관람객이나 외국인은 손에 꼽을 정도여서 흥행저조로 고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푸드 코트’는 새마을운동중앙회 광양시지회와 여성단체협의회·여성라이온스클럽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800여 석의 좌석을 갖췄지만 점식 식사 한 차례에 40여 명 정도가 이용하는 등 저조한 운영으로 영업체인 (주)금도유통이 행사 중인 6월 27일 영업 종료를 통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행사장 내에 자리한 ‘푸드 코드’도 고전 끝에 영업을 종료하는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광양시는 “지역경제가 활성화 됐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이러한 ‘푸드 코드’의 고전은 광양시의 주장이 어불성설이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입증해 주고 있다.
여수엑스포와 광양국제서커스가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광양불고기 특화거리는 여수엑스포로 인해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불고기 특화거리를 제외하고는 광양읍 전체 지역 경제가 침체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로 서커스로 인한 지역경제 특수는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마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마동의 경우 여수 엑스포 개막과 광양국제아트서커스 페스티벌 개최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대를 했지만 대규모 국제행사가 지역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큰 기대를 모았던 광양 서커스가 좀처럼 활기를 띠지 못하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지역 상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터미널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서커스로 재미를 볼 줄 알았는데 서커스 자체가 흥행이 되지 않다보니 거의 효과가 없었다. 서커스 행사장 안에 있는 푸드 코드도 침체될 정도인데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쳤겠느냐”고 반문하며 “오히려 서커스 기간 중에 손님이 더욱 줄어 운영이 힘들었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광양 서커스 문화축전장도 호응 못 얻어
'광양 월드 아트 서커스 페스티벌'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자 서커스 조직위는 궁여지책으로 서커스 시작 한 달을 넘긴 시점인 6월 16일부터 품바 공연과 악어쇼, 각종 먹거리, 천 원 숍 등 문화축전장을 유치했다.
하지만 이 문화축전장은 국제 행사의 품격을 손상시킴은 물론 주변 아파트에서 야간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등 역풍을 맞았고 영업부진으로 인해 개장 한 달 만에 문을 닫는 촌극을 연출했다.
광양 서커스 강행, 여수시와 갈등 초래
광양시는 서커스 기획 단계에서 여수세계박람회의 관광객 유치에 도움을 주는 등 상호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여수시에서는 엑스포 기간 동안 서커스를 준비하고 있었고 광양시에서는 이러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뒤늦게 서커스 개최를 선언해 여수시와의 갈등을 초래했다.
이는 광양시의 “여수박람회의 관광객 유치와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말장난에 불과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여수시는 2010년부터 서커스와 관련한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엑스포 기간에 세계적 서커스 공연팀을 유치키로 했지만 광양시는 2011년 초 비공개 작업을 벌여오다 같은 해 6월에야 언론을 통해 서커스유치를 공개했다.
여수엑스포가 개최되는 도시에서 서커스를 유치함에 따라 광양시는 서커스 성공에 대한 가능성이 희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커스 개최를 밀어붙인 것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왔으며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특히 광양시와 여수시가 동시에 추진하는 서커스가 광양시는 여수시의 10여 배가 넘는 시비를 부담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광양시의 경우 총 107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서커스를 개최했는데 이중 시비가 차지하는 금액이 30억 원으로 여수시는 불과 2억 원이었다는 점과 비교할 때 시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여수시의 경우 서커스 관련 총 사업비가 32억 원이며 이중 2억 원은 여수시가, 나머지 30억 원은 대행사인 (주)아티스트 미디어가 부담했다는 점은 광양시와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광양시의 서커스는 기획 단계부터 부실투성이었으며, 특혜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광양시의 해명이 궁금한 부분이다.
예산부족으로 서커스 행사 축소?
물론 당초 계획했던 대규모 문화축전이 축소됐던 이유로 광양시는 예산부족을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광양시는 동춘서커스와 손을 잡고 서커스 개최를 발표했던 당시 총 소요 예산을 67억 원으로 예상했다.
광양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법으로 입장료의 경우 대인 2만원, 소인 1만원으로 전체 5천 500석 평균 입장료를 1만 원으로 산출할 경우 객석 점유율이 40%일 경우 66억 원, 50%일 경우 82억5천만 원, 60%일 경우 99억 원으로 볼 때 입장객을 40%로 예측, 총 입장 수익을 66억 원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투자지원금 15억 원(광양시 10억 원, 중앙 정부 5억 원)을 더하면 81억 원의 수익이 발생, 총 제작비 67억 원 대비 14억 원의 수익이 발생해 성공적인 축제를 치룰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동춘서커스단가 선투자금 부담에 MOU를 파기하자 시에서는 대행사 모집에 들어가 두 번째 대행사로 이엑스스타를 선정했지만 또 다시 무산되는 난항을 겪었다.
이로 인해 광양시의 행정신뢰도가 추락했고 광양지역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시가 구체적인 기획안과 계획 없이 무리하게 서커스 공연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이에 따라 광양월드아트서커스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공모에 접수한 '현대드림투어'·'노벨커뮤니케이션'·'MBC미술센터' 등 4개 업체를 대상으로 서류와 프리젠테이션 심사를 통해 MBC미술센터를 주관 대행사로 최종 선정했다.
하지만 서커스 예산은 당초 계획안을 훨씬 상회하는 107억 원의 사업비(국비 10, 도비 5, 시비 30, 입장료 수입 62) 를 책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초 사업계획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행사를 치러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실정으로 광양시의회가 상임위원회를 열어 업체 관계자와 업무책임자를 불러 조사한 뒤 필요한 경우 행정조사 특별위원회도 구성할 방침에 있어 광양시의 기획력 부재와 행정의 신뢰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전남cnb)뉴스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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