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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아래서 / 송준용
2015-03-21 오후 8:57:35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누군가 이 계절에
    허공에다 점을 찍고 있다
    눈부신 화선지 펼쳐놓고
    갓 돋아난 새순 같은 점을 찍고 있다

    점들이 모여 꽃이 되고
    선들이 이어져 가지가 되는
    절묘한 터치에
    봄은 점점 익어갔다

    가지마다 꽃이 열리고
    열리는 꽃의 심지에는 등불이 켜져서
    바람에도 꺼지지 않은 등불이 켜져서
    세상이 다 환하다

    담장 안에서나
    담장 밖에서나
    혼자 된 여인의 혼령인양
    청순하고 수굿한 너의 자태에
    항시 명치끝이 시리던 기억

    봄은 왜 슬픈 지
    기어이 슬픔 하나가 터지고 마는 지
    목련꽃 아래 서보면 알 수 있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5-03-21 20:57 송고
    목련꽃 아래서 / 송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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