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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경계 / 정홍순
2012-10-17 오전 9:45:41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사진10%20627

     

    물 한 방울이라도 담벼락에


    닿지 않게 하시오


    물길 두고 통고받으니


    왜 옆집과 담이 필요한지


    냉정히 정리가 되었고


    담을 등 뒤에 붙이고 사는지


    그 까닭을 짐작할 즈음


    윗집 벌통에서 날아오는 벌들이


    받아놓은 빗물을 깃느라


    가로등 빛을 헤치며 윙윙거리는


    이륙과 착륙의 시도가


    내 딸의 잠을


    쫓아버리기 일수인 날이 새고


    사고 난 벌의 시체가 떠있는 빗물


    꽃들의 하반신에 부어주는


    꽃에게로 돌려


    분골을 꽃과 섞어 물에 뿌려준


    생의 엇비슷한 경계에 닿다싶은


    물과 물의 고뇌가


    물결이라 했을까


    벌들의 허우적거림


    그 근소함에서 몸부림치는


    생명의 발작 잡아당겨


    미끌미끌 매어진 물 끝으로


    그들 이름은


    한시 없이 흘러가겠지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10-17 09: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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