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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기다리는 낙안읍성 사람들 / 김용수 편집국장

2013-02-05 오후 11:42:53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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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비가 내린다. 낙안읍성 초가지붕과 성곽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먼 옛날의 이야기를 가만가만히 들려주는가 하면 동심까지도 끌어내고 있다. 미풍양속을 비롯한 크고 작은 이야기보따리를 하나하나씩 풀어 제치고 있는 것이다.


    우산을 받쳐 든 몇몇 관광객들만이 서성거릴 뿐 읍성촌은 한가하기만 하다. 가끔씩 설날을 기다리며 일가친척들의 안부를 묻는 노인네들의 양념소리와 다가오는 설날에 찾아 오리라 믿는 자녀들의 안녕소식들이 겨울 빗소리에 섞여들고 있다.


    지구촌의 수많은 성중에서 유일하게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낙안읍성의 일면을 살펴보자. 옛날고풍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현대를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의 일상생활은 여러가지의 불편함이 뒤 따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현대인으로써의 살아가야할 의식주문화에서 직간접적으로 금지된 사안이 많을 뿐 아니라 사유지에 대한 권한행사까지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초가집에서의 생활은 화장실부터 부엌과 거실 등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안읍성 사람들은 전통문화의 계승과 보존 등을 온몸에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즉, 까다로운 문화제청의 법에 따른 제제와 지방자치법에 속한 법규 속에서도 자신들의 텃밭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이라는 명분으로 조성된 단체의 행위가 상혼내지는 비리로 얼룩져 낙안읍성의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로 인한 주민들끼리의 앙금의 벽은 쌓일대로 쌓였다.


    설날을 기다리는 낙안읍성 사람들은 쓸쓸하다. 더욱이 오늘처럼 겨울비가 내리는 날은 관광객발길마저 끊겨서인지, 적막하다.       


    설날은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이 아닐 수 없다. 조상숭배와 효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는 날로 먼저 간 조상신과 자손이 함께 하는 아주 신성한 시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도시생활과 산업사화라는 굴레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대를 살아가기에 그 의미가 퇴색되어지고 있다. 산업사회의 괴리현상이라지만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명절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설날은 세속의 시간에서 성스러운 시간으로 옮겨가는 교체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평소의 이기적인 세속 생활을 떠나 조상과 함께 정신적인 유대감을 가질 수 있는 아주 성스러운 시간이 바로 설날인 것이다.


    또 개인적인 차원을 떠나서 국가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설날은 아주 의미 있는 날이다. 국민 대부분이 고향을 찾아 떠나고, 같은 날 아침 차례를 올리며 새 옷을 즐겨 입는다. 여기에서 우리는 같은 민족, 동포애를 느낄 수 있다. 특히 한국사람, 같은 한민족이라는 일체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설날의 어원을 상기해 보자. 설이란 새해의 첫머리란 뜻이고, 설날은 그중에서도 첫날이란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설날의 어원에 대해서는 대개 세 가지 정도의 설이 있다. 설날을 " 낯설다. "라는 말의 어근인 “설”에서 그 어원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설날은 새해에 대한 낯 설음 이라는 의미와 아직 익숙하지 않는 날이란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한다.  즉 설날은  묵은해에서 분리되어 가는 전이 과정으로, 아직 완전히 새해에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익숙하지 못한 그러한 단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설날을 기다리는 낙안읍성 사람들은 대다수가 노인들이다. 올 설에는 전통문화를 계승 보존하는 뜻에서 윗사람을 공경하는 예절을 갖춰야 할 것 같다. 미풍양속에 따른 예절을 낙안읍성 노인들 앞에서 선보이면 정말 좋겠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02-05 09:04 송고 2013-02-05 23:42 편집
    설날을 기다리는 낙안읍성 사람들 / 김용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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