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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그리메에 빠져 / 김 용 수

2013-02-20 오전 8:13:51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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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에 만난 친구들은

    그리메에 빠져든 나목을 보았다

    세월너머에 쌓인 이야기를 전해주듯

    무채색으로 그려지는 곡선미를 유심히 바라본다


    언저리길 걷는 사람들은

    백아산등성이 오르다가

    선명해지는 산 그리메를 밟고서

    어눌한 삶처럼 실체를 떠나지 못한다

      

    동심여인의 디카는

    회색 그리메에 감춰진 숱한 사연을

    하나하나 들춰내려는지

    겨울산 나목 지키는 그리메에 빠진다


    하늘나이를 지나는 사람들은

    겹친 나이테를 지워보려고

    쌓인 시간을 무너뜨리려고

    산 나이도 모르는 채

    산 그리메 역사를 묻다가

    산 그리메 이별에 빠진다

     

    그리메에 기대어 디카에 담긴 사람은

    학창시절 익혔던 무명에 나무이름과

    잊고 잃어버렸던 젊은 날의 시간들을

    소나무 단풍나무 고로쇠나무 줄기에 매달아

    이별 아닌 별리의 연결고리를 빛에게 묻고 있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02-20 08: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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