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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초여름의 날씨.
싱그러운 녹음을 바라보며 순천만요양병원으로 향하는 길은 더 없이 한가롭고 여유롭다.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제일 먼저 은은한 편백나무와 은목서 향기가 코를 휘감는다. 정원박람회장을 옮겨 놓은 듯 넓직한 정원과 산뜻한 건물은 병원이 아니라 마치 근사한 호텔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 병원 입구에 자리 잡은 울창한 편백나무 숲과 대학캠퍼스가 무색할 넓은 광장에는 푸른 잔디와 멋드러진 소나무, 온갖 야생화들이 정성스레 가꾸어져 있고 호수의 맑은 물엔 물고기들의 유유자적이다.
“아 이게 바로 힐링이구나” 저절로 감탄사가 나올 즈음 오하근 이사장의 너털한 웃음과 후덕한 말씨가 기자를 반긴다.
이봉규 기자 : 정말 놀랐습니다. 요양병원이 아니라 무슨 호텔 같은 느낌입니다. 병원은 일차적으로 수익을 생각해야 하는데 사실 개인적으로도 이렇게 넓은 정원과 최첨단 시설을 갖춘 요양병원은 본적이 없는데요, 특히나 병실을 국산 편백나무를 마감재로 쓰는 등 너무 시설에 투자를 많이 하신 것 아니에요?
오하근 이사장 :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기」 상군열전에 ‘ 확신 없는 행동에는 공명이 따르지 않고 확신 없는 사업에는 성공이 따르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순천만병원이 그저 수익만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삶의 영위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소망들을 담아내야 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저에게도 노부모님이 계시지만 저희들이, 그리고 우리사회가 여기까지 오기까지는 그분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잖아요? 관절이나 허리, 심지어 치매 등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는 분들이에요. 참 눈물 나는 일이죠. 그래서 저는 순천만병원이 그분들에게 그저 주사나 놓고 약이나 처방해주는 곳이 아니라 그분들이 감내해야 했던 세월의 아픔까지도 치유해주는, 그래서 진정 여유롭고 편안한 휴식처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공명이자 성공입니다.
이 : 순천만병원을 들어서면서부터 느꼈지만 이사장을 뵙고 나니까 사회 전반, 특히 복지 분야에 대한 이사장의 철학이 남다르다고 생각되는데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오 :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제가 살아왔던 시대가 제게 던져준 화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궁벽한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시절 광주로 유학을 가서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연탄불이 꺼진 썰렁한 자취방에서 식은 밥을 먹어본 고학생이라면 누구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통절한 감정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죠. 더군다나 제가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 중. 후반은 민주화에 대한 도도한 역사적 흐름이 곳곳에서 분출되는 시기였고 저 또한 그 뜨거웠던 역사의 중심에서 아낌없이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전공(사회학) 역시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직시하게 하였구요, 이런 일련의 성장과정이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향한 강한 애정을 갖게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 요양병원은 다른 사업과 달리 공익적 성격이 강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해야하는 지역 공공재적 특성이 강한데요, 순천만병원의 지역에서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신지요?
오 : 순천을 비롯한 전남 동부지역은 이미 초 고령화가 시작되면서 노령 층에 대한 의료 요양서비스가 부족할뿐더러 절실합니다. 기본적으로 350병상 규모의 전남 최대 수준인 저희병원이 전남 동부지역 요양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미래지향적 의료 서비스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또한 적지 않은 수의 일자리 창출과 병원 내 모든 식자재를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용하여 건강과 지역경제를 함께 아우르는 그야말로 순천의 ‘주민공동체’인 순천만요양병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 : 오하근 이사장의 말씀을 들으니 ‘사회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신데요,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그동안 순천 YMCA 이사/시민사업 위원장, 동사연 이사 노무현 재단 기획위원, 한명숙 전총리 정무특보 등 진보적인 정치적 행보를 해 오셨는데요, 의료 사업이 아닌 정치에 뜻을 두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오 : 허허허(웃음) 저는 기본적으로 사회를 변혁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하는 일이라면 의료사업이든, 정치든 그 쓰임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실 때 꼭 어떤 직책이나 역할로 오신 게 아니라 오로지 낮은 데로 임하신 그 참뜻을 가슴에 새겨봅니다.
이백의 “행로난”이라는 시로 답을 대신하죠. ‘바람을 타고 물결을 깨뜨리고 때가 오리니, 높은 돛 바로 달고 창해를 건너리라’
이 : 참 많은 뜻이 내포된 답변이네요. 끝으로 순천 시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오 : 저희 순천만병원은 뛰어난 의료진, 높은 수준의 시설만을 자랑하지 않겠습니다. 오직 따뜻한 정성과 평안함으로 함께 할 것입니다.
‘자식의 마음으로 모시겠습니다’.
‘부모가 되어 오십시오’.
감사합니다.
이처럼 오하근 이사장은 “사람을 귀하게 여겨 보배스러운 마을공동체를 이루고자 의료법인 이름을 진촌(珍村)이라 하였습니다”는 설명과 같이 오래전부터 사회공동체를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 오 이사장의 열정이 현실로 구현된 의료법인 진촌의료재단 순천만요양병원은 이 지역 의료계에 큰 관심사로 떠오른다.
오하근 이사장의 경영이념을 장길태 상임이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는 “매주 의료진과의 미팅에서 내 부모님과 같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료와 함께 간호할 것을 당부합니다. 또한 평소 이사장님이 강조하는 친절과 서비스로 전 직원이, 환자가 찾기 전에 제공하는 케어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를 피력했다고 한다.
어쩌면 요양병원에서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모든 환자들을 가족이라 여기고 의사는 물론 간호사와 간병인 등 모든 의료진이 내 부모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모시는 요양병원이 있기에 현대인들의 생활이 편리하지 않을까 싶다. 본 기자는 “순천만요양병원” 탐방에서 긴 시간 투병해야만 하는 환자와 재활을 위해 노력하는 환자들에게 병원이 아닌 가정이나 마을에서 생활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생각되어진다. 환자는 물론 가족이 안심할 수 있는 요양병원이라는 “순천만요양병원”을 고향과 어머니 품으로 여겨진다. 아쉬움이 남지만 순천만요양병원을 떠나야 할 시간이다.
진촌의료법인 순천만요양병원 이용자를 위한 Tip
진료시간
평일 : 09:00-17:00(점심시간 12:30-13:00)
토요일 : 09:00-13:00
일요일 및 공휴일 : 외래휴진
입원대상
-치매, 중풍(뇌졸증) 등의 장기요양 및 보호자가 필요하신 분
- 노인성 우울증 환자
- 거동이 심한 파킨슨병 환자
- 심한 관절염으로 재활이 힘든 환자
- 수술회복기에 요양이 필요하신 분
- 각종 노인성, 퇴행성 질환으로 투병하시는 분
- 노환, 말기암 등으로 호스피스가 필요한 분
보호자 사정상 장기입원이 필요한 분
입원절차
방문 상담 - 외래진료- 입원수속-병실배정 및 입원
입원 시 필요서류
의료보험카드, 의료급여증, MRI, CT필름, 의사소견서, 투약처방전
입원 시 준비물
세면도구, 환자속옷, 실내화
위치 : 순천만 IC인근
교통편 : 시내버스 86번(9회 운행)
순천시 별량면 덕정리360(덕정길 74)
상담문의 749-9000
오하근 이사장 경력
1967년(만 46세) 전남 진도 출생
광주인성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순천 YMCA 이사/시민사업 위원장
순천 제일대학 사회복지과 겸임교수
연청 순천지구 회장
주민참여예산 사회복지분과 위원장
동부지역사회연구소(동사연) 이사
더좋은민주주의 연구소 이사
노무현 재단 기획위원
한명숙 총리 정무특보
세양의료재단 목포21세기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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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3 13:47 송고
2013-06-03 13:52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