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수 편집국장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하얀 눈송이가 휘날리고 있다. 이런 날, 글을 쓰고 책을 만들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더 차분해 질 것이다. 특히 순천시민은 시집을 비롯해 자서전과 수필 그리고 동화와 소설 등 각종 책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돋보이고 있다. 아마도 도서관문화의 한 획을 그을지도 모를 일이다. 책을 멀리하고 도서관이용을 싫어하는 요즘, 새로운 도서풍토가 아닐까 싶다.
일생을 통해 한 권의 책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는 그 자체도 쉽지 않다. 아니다. 일기와 편지, 엽서 등을 쓰는 것도 어렵다고 생각하면서 아예 필을 놓아버린 사람들이 태반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천시민들은 책 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정부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의 수상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순천시립도서관 이양숙 팀장에 따르면 순천은 제12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문화복지분야 행정안전부장관상 수상, 2022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사업 한국도서관 협회장상 수상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시는 2022년 ‘순천시민 책 쓰기 사업’을 통해 ‘제12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과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순천시의 도서관 운영과는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시민 책 쓰기 강좌를 운영했었다. 이후 지난해 11월 11일 순천시민 1,540명이 1,163종의 책을 출판해 한국기록원(KRI)과 세계기록위원회(WRC)로부터 ‘단일 기초자치 단체 거주시민 최다 동시출판’ 최고기록을 인증 받았었다.
이 사례를 바탕으로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제12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성대상’ 우수사례 문화복지분야에서 전국 1위의 쾌거를 이루며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었다.
또한 ‘순천시민 책 쓰기 사업’의 일환으로 청소년 책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순천시립연향도서관은 2022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평가에서 ‘우수도서관’으로 선정, ‘한국도서관협회장상’을 수상했었다.
‘길 위의 인문학’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공공도서관의 대표 인문학공모사업으로 순천시립연향도서관은 5년 연속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30명의 학생들이 책을 완성했었다.
순천시 도서관운영과장은 “책 읽는 도시에서 책 쓰는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다방면으로 책 쓰기 사업을 지원해 왔는데 우수사례로 선정돼 기쁘다고 했다. 또 그는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이 독자에서 저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책 쓰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같이 순천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역사까지도 키워나가는 도서문화풍토가 조성되고 있는 현실이다.
도서관을 가까이하는 사람일수록 진한 향기가 베나온다고 한다. 특히 양서를 읽고 그 느낌을 자신의 언행으로 옮기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어쩌면 저자의 사상, 철학 등을 자신의 삶에 접목하고 지혜로운 인생을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은이의 사상과 철학이겠지만 그들의 지론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독자에서 저자로 전환된다는 사실은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다. 한 권의 책을 쓴다는 자긍심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기쁨과 즐거움은 언제나 상존한다. 책을 만드는 기쁨, 글을 쓰는 즐거움이 한데 어우러져 시간을 보낸다면 더없는 행복일 것이다.
사실 필자도 몇 권의 책을 냈지만 책을 발간할 때마다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산모가 아이를 출산했을 때 느끼는 감정 그 자체와도 닮아있었다. 비록 그 책이 인기가 없을지라도 자신이 쓴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발간된다는 행복감은 오래토록 지속됐었다. 그 원인은 무수한 취재와 함께 아낌없는 노력과 시간 등이 동원됐었기 때문이다.
가끔 시민들로부터 글 쓰는 방법을 물어올 때가 있다. 시와 수필, 자서전 그리고 소설 등 장르를 떠나 무조건적으로 그 답은 오직 하나다. 자신이 전달하고픈 말을 그대로 쓰면 된다고 전했다. 따라서 문장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짧은 문장을 이어서 중간 문장으로, 중간 문장을 이어 대문장으로, 대문장을 이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든다고 말이다. 게다가 시는 운문에 속하므로 수필과 자서전, 소설, 희곡 등의 산문과는 다르다는 간단한 이론도 펼쳤었다.
“글을 쓰고 책을 만든다는 것” 참으로 훌륭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자서전은 자신의 일생을 기록하는 책이므로 거울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더욱 값진 책이다. 책을 쓰는 순천시민들의 행복수치가 날로 높아만 가는 오늘이 살갑다. 부디 지속적인 사업으로 발전하기를 빌고 빈다.
눈 내리는 밤
그 밤은 어둠을 밀치고
눈빛 속삭이는 소리를 듣습니다
눈 내리는 밤
그 밤은 냉기를 가시고
솜뭉치 감싸주는 온기를 받습니다
함박눈 펑펑 쏟아지는 밤
알밤, 알고구마, 알토란 구워지는
그 내음 그 맛 그 여유가 속살을 녹여 줍니다
뜨실 뜨실 감겨지는 눈까풀은
삶의 무게 못 이겨 백설나라 여행길에
백마 탄 백설공주 백설왕자 만난 답니다
눈 쌓이는 밤
동화 속 철부지로 눈밭을 헤매다가
뽀드득 뽀득 눈 밟는 소리 따라 자선냄비 찾습니다
눈보라에 가려진 따스한 미소도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눈 내리는 오늘 밤
그 옛날 질화로가 놓여지고
옛날이야기 들려주는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필자의 “눈 내리는 밤”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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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9 09:14 송고
2022-12-19 09:29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