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s/28937/김용수%20편집국장.jpg)
김용수 편집국장
11월 11일은 가래떡을 나누는 날이다. 아니다. 농업인의 날이다. 다시 말해 1자가 4개나 모인 날로 도시와 농촌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순천을 의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순천은 도농복합도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천의 농익는 농담회는 쌀과 유제품 소비 촉진를 위한 가래떡 나누기와 가감 없는 농업인 의견 청취로 농정방향을 반영하는 것이다.
예부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있다.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네 선조들은 흙과 더불어 살아왔다. 아마도 그 흙 위에 농사를 지으면서 의식주를 해결하지 않았는가 싶다.
무엇보다도 순천 농업인의 날은 특이하다. 농업의 소중함과 식량 자급의 중요성을 알리며. 11월 11일이라는 날짜를 상기하게 한다. 게다가 세워진 벼의 모습을 본떠 쌀을 상징케 하며 그날을 지정, 기념일로 연상하게도 한다.
특히 가래떡 날이 생기게 된 연유를 살펴볼까 싶다. 한마디로 농업인의 날의 연장선에서 탄생한 기념행사다. 즉, 한국의 전통 음식인 가래떡을 나누며 농업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가래떡은 쌀로 만들어지고 둥그런 모양새의 1자와 흡사하다. 또 쌀은 한국 농업의 중심이다. 11월 11일 이날 가래떡을 먹는 것은 농업과 우리의 일상 속 자연의 소중함을 상징하는 것이다.
어쩌면 현 사회에서 사라지기 쉬운 전통을 되살리는 미풍이 아닐까 싶다. 가래떡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공동체와 농업의 연결 고리로 작용한다. 또 가래떡 나눔 행사를 통해 지역 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살아나고 소통문화도 형성될 것이다.
이외에도 농업은 단순한 식량 생산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농업인의 날은 이처럼 중요한 농업의 가치를 되새기며, 도시와 농촌의 연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된다.
농업인의 날은 “흙의 진리를 탐구하며 흙을 벗 삼아 흙과 살다 흙으로 돌아 간다”는 농사 철학 이념으로 열십자(十)와 한일(一)자가 합쳐 흙토(土)자가 되어 겹치게 되는 土月土日(11월11일) 길일에서 유래됐다.
제29회 농업인의 날을 기념하는 순천의 농익는 농담회 계획은 다양했다. 제1부는 나눔 행사로 가래떡과 요구르트를 나눠주면서 공동체 삶을 심었다. 제2부는 보고회로 농업, 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에 대해 농업인 등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공유의 시간을 가졌다. 제3부는 강연으로 농업인에게 새로운 정보제공과 농업, 농촌을 되새겨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나눔 행사의 세부내용을 보면 시장을 비롯해 농협 시지부장, 농협 조합장, 원예 조합장, 축협 조합장, 산림 조합장, 낙농협 조합장, 농업인 단체, 임직원, 공무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순천에서 생산된 쌀로 만든 가래떡과 요구르트를 시민들에게 나눠 주면서 농, 축산물 소비촉진 캠페인도 전개했다.
제29회 농민의 날을 기념하는 시민들은 “미풍양속의 하나인 나눔과 배려 그리고 소통문화를 알았다”며 “노관규 시장의 농민 사랑과 지도력을 재발견했다”고 말했다.
나눔 행사를 마친 노 시장도 농업인과 농업 관련 기관 단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게다가 노 시장은 도시와 농촌이 하나 되는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했으며 농업의 중요성도 부각시켰다.
날로 소외되어가고 있는 농촌의 현실을 생각할 때 전국적인 만남이 중요하다. 특히 전국의 농업인들이 만나서 나눔과 배려를 통해 소통하고 화합하는 문화는 매우 바람직한 행사가 아닐까 싶다. 좋은 만남은 축복으로 이어진다. 즉, 인생의 축복 중에서 가장 큰 축복은 만남의 축복이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불행과 행복이 교차 되기 때문이다.
순천 출신인 정채봉 시인이면서 아동작가의 글귀가 생각난다. 정 시인은 5종류의 만남을 피력했다. 첫째는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둘째는 꽃송이와 같은 만남이다. 셋째는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넷째는 지우개와 같은 만남이다. 다섯째는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이 중에서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나고 악취가 나기 때문이다. 반면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 주기 때문이다.
아무튼 순천의 農익은 農談회는 만남의 중요성을 띠고 있다. 도시와 농촌의 만남을 통해 교류가 이뤄지고 소통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어쩌면 손수건 같은 만남의 장도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푸르고 파랗게 자라는 농심들이 하얗고도 새하얀 쌀로 익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4-11-11 08:1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