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벽두부터 비가내리고 있다. 하얀 쥐띠를 상징하는 경자 년은 좋은 소식과 함께 즐거운 일들만 생겼으면 좋겠다. 지구촌의 이모저모를 떠나 한반도만이라도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기를 바랄 뿐이다.
전운이 감돌고 있는 세계정세에서 인류평화를 논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된 생각이다. 하지만 인류평화를 위하는 길이라면 그 어떤 논리라도 펴야한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은 곧 세계적인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어리석은 정치인들의 놀음이라고만 여길 것이 아니라 세계인들 모두가 평화 론을 펴야하는 시점이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은 곧 전쟁을 의미하고 전 세계인류평화를 깨는 것이다. 따라서 열강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중동에서의 자국민보호가 시작된 것이다.
미국을 위시한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의 자국민보호정책은 신속하다. 중동에서 거주하거나 머무르고 있는 자국민 철수정책 등은 철저하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열강들의 움직임과 예방정책은 우리나라도 배워야 할 것 같다.
전운의 상념이 짙어만 간다. 필자는 그 상념을 떨쳐버리기 위해 순천만을 찾았다. “2020겨울비내리는 순천만”, 그곳에는 햇빛 없는 평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흑두루미가족이 먹이를 쪼고 있는 광경에서부터 게, 고동, 짱둥어 등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겨울비를 맞이하고 있었다. 더욱이 겨울비는 건강을 해치는 미세먼지를 내쫓고 있었다. 미세먼지로 혼탁한 요즘날씨를 감안한다면 겨울비의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전운을 감돌게 한 미국과 이란사태를 조용히 타이르고 있는 듯했다.
사실, 겨울비보다는 겨울눈이 훨씬 바람직하다. 하얀 눈이 펄펄 날리는 겨울거리에서 은세계를 감상하는 기분이야말로 풍미가 아니고 무엇이랴! 게다가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인들에게는 즐거운 비명이 아닐 수 없다.
하얀 쥐띠의 해이기에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풍광이야말로 금상첨화겠지만 오늘의 겨울날씨는 비를 동반하고 있다. 겨울비내리는 거리를 쏘다니는 사람들의 발길은 부산하다. 그들의 생각은 미세먼지를 내쫓는 겨울비가 눈보다도 좋은가 싶다.
언 듯 겨울비에 얽힌 때 묻은 그림이 펼쳐진다. 순천만국가정원이 들어서기 전이었다. 국가정원 서문 쪽에는 동천제방 길이었다. 그 길을 따라서 곧장 내려가면 갈대숲과 대대포구가 나오고 순천만이 펼쳐졌다. 문학 동우회원들은 동천제방 길을 걸으면서 한편의 작품을 쓰기로 했다. 그날도 오늘처럼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렸었다. 비에 젖은 갈대숲과 갯벌을 바라보면서 거닐던 회원들의 눈에 비치는 것은 “평화스러움”이었다. 고요하면서도 평화스러운 대자연의 모습이 비쳐진 것이었다. 동물과 식물 그리고 미생물과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제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하는 대자연의 풍광들은 한마디로 평화였다. 하늘의 순리 그대로의 평화스러움이었다.
마침내 “평화”라는 제목을 얻은 회원들의 얼굴과 마음은 촉촉이 젖었으며 평온했다. 아마도 깊은 심상이 펼쳐지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표정이었을 것이다.
평화(平和)는 좁은 의미로 표현하자면 전쟁이나 갈등이 없는 평온함이다. 현대 평화 학에서도 평화는 분쟁과 다툼이 없이 서로이해하고 우호적이며, 조화를 이루는 상태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인류가 목표로 하는 가장 완전(完全)한 상태가 평화일 것이다.
인류평화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가까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의 언행에서 비롯된 사고가 아닐까 싶다. 2020겨울비는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평화를 내리는
겨울비소리가 순천만을 파고든다.
세우비가 내리고 있다
소리없이 내리고 있다
순천만에 내리고 있다
까만 갯벌 밭 헤집고
황갈색 갈대숲 적시는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찡찡한 하늘가로
회색구름 몰려들고
북새바람 붙잡으며
미세먼지 내쫒는
건강비가 내리고 있다
생태도시
문화도시
20앞바퀴를 굴리고 굴려서
경제도시
평화도시
20뒷바퀴로 달리고 달린다
2020년 꿈의 궤도를
(필자의 “2020년 겨울비 내리는 순천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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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7 08:3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