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수 편집국장
드디어 순천문화가 바른길을 찾아 가는 것 같다. 싹을 띄우고 이파리를 피우며 줄기가 번성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특히 문화유산이 전남최고로 산재해 있는 순천지역의 문화재계승과 문화를 발전시키려면 수많은 난관을 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봄빛이 완연하다. 싱그러운 마음으로 새봄을 맞이하면서 별의별 생각을 해본다. 그 중에서도 순천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유명무실한 순천문화원의 지난역사가 부끄럽기 때문이다.
시민들 품안에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어야 할 문화원이 제 몫을 못하고 갈 길을 잃어버렸기에 더욱 심란하다. 순천문화원의 지난역사를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한 때는 문화의 문외한들이 문화원장과 이사직을 차지하고 자신들의 놀이터로 전락했었다. 또 한 시절은 위정자들의 표밭관리장이 됐으며, 어느 때는 법조계인사들의 감정싸움으로 문화를 갈구하는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문화원이 됐었다.
뜻있는 시민들은 유명무실한 순천문화원을 시민의 품으로 돌리려 했다. 하지만 이들의 뜻은 관철되지 못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에서 순천문화원의 모순점을 찾아서 제자리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이들은 문화의 문외한들을 상대로 문화원을 제자리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을 예측했었다. 그리고 그 생각자체가 시간낭비였고 헛수고였다는 것도 뒤늦게 깨달았었다.
더 이상 흘러간 시간을 붙잡고 싶지 않다. 뒤 늦게나마 태동한 순천문화재단의 활동상을 지켜볼 뿐이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조금은 미흡하고 아쉬운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보완과 보완을 거듭하면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순천문화재단은 뒤 늦게 설립됐지만 시민들의 관심 속에서 태동했기에 시민들의 애정이 깊다. 그런 까닭에서일까? 문화를 알고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 그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작품이“순천문화틔움”이다. 그들은“순천문화틔움”의 확산을 범시민적 운동으로 펼치고 있다. 코로나19의 악재 속에서도 하얀 소의 기운을 쏟고 있는 것이다. 소띠 해를 맞이한 새봄의 새 기운으로 순천시민의 야윈 문화를 만져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이었다. (재)순천문화재단은 시청 소회의실에서 지역문화예술 후원운동인“순천문화틔움”의 범시민적 확산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허석 순천시장을 비롯한 4급 이상 간부공무원들이 기부약정서에 서명했으며 문화기부시민운동의 물꼬를 텄다.
게다가 순천문화재단 이병덕 상임이사는 “물심양면으로 후원운동을 펼치고 있는 순천시청 공무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며 “자신을 비롯한 문화재단 직원들은 물론 각 단체와 시민들의 순천문화틔움의 확산에 동참해 줄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순천문화틔움”운동은 일반 시민이 3천원부터 자유로운 금액으로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을 후원하는 순천형 메세나 캠페인이다. 순천문화재단은 지난해 7월 문화예술 기부금 모집을 시작한 이래 기업, 단체 등 총 5억 1,700만원의 후원 성과가 있었고, 올해 3월부터 정식으로 “순천문화틔움”운동에 착수해 지역 문화예술 후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일반 시민에까지 기부문화를 확산시킬 예정이다.
적립된 후원금은 전문예술인 창작지원, 지역특화 문화콘텐츠 개발, 시민문화예술향유 등 순천문화재단의 고유목적사업인 순천시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다양하게 사용돼 시민들의 문화 복지실현에 고스란히 환원될 예정이다.
허석 이사장은“시민 메세나 분들의 작은 관심과 후원이 모여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활동 기회를 넓히고, 우리 모두가 일상 곳곳에서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진정한 문화도시 순천으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며“29만 문화시민과 함께라면 순천의 新르네상스를 성공적으로 이룩하여 시민 문예부흥 운동의 귀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따라서“순천문화틔움”운동에 참여하고 싶은 시민은 (재)순천문화재단 홈페이지 또는 QR코드를 통해 온라인 기부 신청을 하거나 (재)순천문화재단 경영지원팀(061-746-2904)을 방문하면 된다.
실제로 뜻있는 시민들은 “순천문화틔움”확산 운동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인류역사상 문화의 중요성은 크다. 이어령 선생은 문화를 문치교화( 文治敎化)의 준말이라 했다. 무력이나 금력이 아니라 글(文)의 힘으로 상대방을 교화시켜 다스리는 방법이 곧 문화란 말의 원뜻이었다고 했다.
필자역시 문화의 뜻을 사전적 의미에서 말하고 싶지 않다. 주관적인 견해로 쉽게 쉽게끔 표현해 보고 싶다. 우리가 살아온 삶의 흔적이라고 말이다. 그 삶의 흔적위에서 더 나은 삶을 펼치려는 것이 여유이다. 그 여유 속에는 시와 그림, 음악 등 문학예술활동이 어우러져 있는 것이다.
아무튼 “순천문화틔움”의 느낌을 “느림의 순천!”으로 표현해 볼까 한다.
하루가 타고 남은 저녁놀
느림의 도시, 순천만 물들이고
갯벌바다 찾아가는 햇덩이
조용한 산촌, 움막에 나뒹군다
밤새
뒤척이다 터득한 삶
직선보다는 곡선으로
빠름보다는 느림으로
어둠을 밀어내는 여명을
아침을 맞이하는 햇님을
저녁을 색칠하는 황혼을
느림배낭에 담고 담는다
새벽공기는 순천을 산책하고
아침노을은 하루를 불태우며
곱게 물들이는 저녁노을 따라
느릿느릿이 와온 마을에 머문다
남도 삼백리길 느림여행은
허기진 서정을 채워주고
굶주린 인정을 안겨주는
느림의 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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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9 13:19 송고
2021-03-09 13:19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