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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야

밤이 늦어간다

몸짓 하나 하나로 슬프게 밤이 깊어간다

깊어진 어둠 속에서 천기의 빛이 번쩍하고

슬픈 네게 무한히 박수를 보낸다

산고 치른 생명의 어미에게

박수 한번 크게 쳐줄 것을

애비 되고 쑥스럽게 쭈뼛 일변했던 날

딸의 스물여섯 번째 생일에 촛불 켜고 친 박수는

크림이 달달한 싱거운 짓이다

소녀야

오늘 나는 슬퍼서 박수를 친다

원탁 위에 꽃을 물고 웅크린 태반의 춤

내가 울었던 몸부림이다

뒤집어지고 자빠지고 둥글둥글 물구나무 비틀고

위아래 돌고 돌아 밤을 자르는 선무

나의 오랜 잠버릇이다

소녀야

박수는 네게 돌리고 슬픔은 내 것이다

슬픔의 그 끝이 얼마나 더 슬프겠느냐

저 빛나는 하늘의 별에게

이 칠월의 꽃들에게

이국의 밤 먼 고향으로 떠날 너에게

혼을 담은 박수로 나는 올올히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