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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는 한국의 얼이 깃든 문화재다 / 김용수
2013-11-18 오후 12:29:27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크기변환_김용수_(2)

     

     


    김장철이다. 추위와 함께 찾아온 김장철은 우리식생활의 보고라 할 수 있는 김치를 담구는 일일 것이다. 겨울철에 접어들면 주부들의 손길이 바빠지면서도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아마도 김장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도 주부들은 이맘때가 되면 김장에 필요한 무, 배추, 갓, 시금치 당근 등의 채소류와 마늘, 파, 고추, 젓갈 양념류를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질 좋은 채소류와 양념류를 구입하고자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식구들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담그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 쏟는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해마다 담는 김치이지만 금년에는 더욱 더 맛있고 영양가 있는 김치를 만들어 식구들의 입맛을 돋우어 건강으로 이어져야한다는 주부들의 생각이 한결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자는 김장하는 주부에게 “어떤 연유에서 그토록 정성을 들이면서 김장을 하느냐?”고 물음표를 던진다. 그 물음표에 대다수의 주부들은 “한국의 밥상에는 조상의 얼이 깃든 김치가 최고다.”며 “김장때는 언제 어디서나 가까운 사이의 주부들끼리 협동으로 김장을 하므로, 자신도 모르게 품앗이 정신이 깃든다.”는 간단명료한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간단명료한 말속에는 예의범절과 미풍양속 등 한국의 철학이 담겨있었다. 산업사회가 극도로 발달됨에 따라 현대인들에게 많은 질병이 발생되고 있지만 그 질병을 예방퇴치 할 수 있는 면역력과 우리의 얼이 담긴 김치문화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에 있어서 의, 식. 주는 생활필수요인이다. 그중에서도 식생활은 건강요인으로 첫 번째가 아닐까 싶다. 특히 한국의 김치는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으로 우리의 건강에 직, 간접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들이 회자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의 김장문화를 들춰볼까 한다. 고려시대에 "무를 소금에 절여서 구동지에 대비한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오늘날에 담그는 김장법의 원류는 조선 후기에 고추의 생활화에 따른다.


    고추는 임진왜란 이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김치의 제조방식과 고추장 등 음식문화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고 전해진다. 소금, 후추, 천초(川椒) 등을 주로 사용해 김치를 담아오다가 이때부터 고춧가루를 사용해, 오늘날 담그는 고춧가루 양념의 새로운 김장법이 정착되었다고 한다. 특히 17세기에 확실히 달라진 것은 양념으로 고추, 마늘, 파, 생강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다.


    어쩌면 우리민족의 가을철풍습가운데 가장 정겨운 일은 김장을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늦가을 배추를 거두어서 소금에 절여 물에 씻어두고 온갖 양념을 무채와 함께 버무려 배춧잎 사이사이에 속을 집어넣는 과정에서 주부들끼리의 정담들이 오고가기 때문이다. 즉, 품앗이 정신이 되살아나면서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지키려는 마음들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김장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흥을 읊조렸다고 한다.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다 / 앞 냇물에 정히 씻어 함담(鹹淡)을 맞게 하소 / 고추, 마늘, 생강, 파에 젓국지 장아찌라 / 독 곁에 중두리요 바탱이 항아리요 / 양지에 가가 짓고 짚에 싸 깊이 묻고…….


    이처럼 김장문화는 우리민족의 얼이 담겨있고 김치는 우리조상들의 미각, 촉각, 시각은 말할 나위도 없이 영양상으로도 식물성과 동물성을 아울러 가진 완전한 영양식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제 양념에서 밥반찬을 거쳐 하나의 부식량으로까지 발전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겨레는 겨울살이 김장을 통해 가족들의 식단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지혜를 가졌으며, 미풍양속과 품앗이정신을 계승발전 시켜온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김장은 한국의 얼이 깃들어 있고 민족의 숨결이 담겨있는 문화재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11-18 10:09 송고 2013-11-18 12:29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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