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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악사 / 송준용  
2014-03-27 오전 8:35:37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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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산 입구

    광륜사 못미쳐 물 흐르는 곳

    내 친구 거리의 악사도 흐르고 있다

    한 때는 아코디언으로

    갈비 뼈 운동하며 바람잡더니

    지금은 오리 모가지 닮은 색스폰으로 바꾸었다

    악기도 노래를 많이 부르면 늙어가는 지

    친구의 악기도 그 인생 만큼이나 늙었다

    아무리 힘들여 용을 써봐도

    인수봉은커녕 인수봉 허리에도 못미쳐

    숨이 가쁘다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는데

    세상살이 풀어내는 소리가 어찌 쉬울 수 있으랴

    만일 그것이 물흐르 듯이 쉬운 것이라면

    눈물 콧물 찍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 인생 접어두고

    남의 슬픔 대신 울어주는 일에 이력이 나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그 자리에 나타나

    산이라면 넘어주마 물이라면 건너주마

    한 십 년 놀다보니

    이제는 넘을 산도 건널 강도 없게 되었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3-27 08:35 송고
    거리의 악사 / 송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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