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남 명창의 동편제 판소리 송만가-박봉술제 적벽가 완창발표회가 오는 13일 오후 1시 순천 낙읍성 낙민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동편제 판소리의 걸걸하고 웅장한 특징이 들어있는 갑 박봉술 바디의 적벽가이며 장장 3시간 반이 걸리는 완창무대다.
박동진 명창에 따르면 적벽가를 잘 하는 명창을 최고로 친다면서 적벽가를 할 줄 아시오? 수궁가를 할 줄 아는가? 홍보가는 할 줄 아냐? 라는 말이 전해온다고 한다. 적벽가가 다섯 당 중에서 그만큼 어렵고 예술적 경지가 높다는 평일 것이다.
적벽가는 유파별로 이선유, 김연수, 정권진, 한승호, 박동진, 정광수, 임방울, 박봉술 명창의 창본으로 분파되어 왔는데 이번 김양남 명창이 완창하는 적벽가는 박봉술제이며 소위 송판적벽이다.
송판은 동편제의 비조인 송홍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방봉술로 이어져 왔으며, 박봉술제는 송순섭, 김일구로 계승되고 김양남은 송순섭명창으로부터 소리를 이어 받았다.
송판 박봉술제 적벽가는 대마디 장단으로 소리의 선이 굵게 짜나가고 남성적 이다. 우조위주의로 당당하고 진중한 대목이 많고 잔기교가 통하지 않는 담백한 고제이다. 김양남 명창은 동편제 적벽가를 전공하는 몇 안 되는 여류 명창이다. 김양남의 큰 울림을 내는 통성과 내지르는 성음은 송판 적벽가의 당당함과 웅장함의 멋을 보여주기에 넉넉하다.
오늘 완창하는 적벽가는 중국소설 삼국지연의를 저본으로 짜여진 것인데, 위,촉,오 삼국의 패권전쟁과 전쟁속의 인간 군상들의 허허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조조는 영웅적인 면보다는 야욕과 위선으로 가득한 간웅으로 그려지면서 전편에 걸쳐 군사들로부터 조롱받고 비서실장격인 정욱에게도 놀림을 당하고 있다. 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제갈공명 등의 주연급외에도 이름 없는 다수의 군사들이 또 다른 큰 자리를 차지한다. 이들은 (군사설움타령)에서 아무 쓸데가 없는 정치가의 전쟁 놀음 때문에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자식으로써의 남편, 연인, 부모로써의 설움과 억울함을 리얼하게 쏟아낸다. 또 “군사점고”대목에서는 전쟁후의 무너진 몸과 절망적인 속마음을 드러내며, 대장 조조를 멸시, 조롱함으로써 지배층에 대한 반항, 반전과 함께 평화라는 일반백성의 소소한 바램을 원없이 형상화한다. 게다가 군사들이 “새 타령”을 통해 전쟁주위자 조조를 조롱하며 힐난하기도 한다. 이러한 군사들이 연출하는 4가지 대목에서 정의와 평화의 지향이 인간세상의 영원한 숙제임을 연상케 한다.
김양남 명창는 40년 넘게 소리를 익힌 정통 소리꾼이다. 일찍이 순천의 염금향 선동독 명창으로부터 소리를 배웠고 송순섭 명창으로부터 적벽가를 성우향 명창으로부터 춘향가를, 남해성 명창으로부터 수궁가를 사사하고, 판소리 문화재 이수자가 되었다.
2009년에는 서초동의 국립국악원 판소리 한마당에 초총되어 우면당에서 적벽가를 발표하였다. 낙안읍성의 국악당원장, 달빛공연 기획연출자, 한국판소리 보존회 낙안읍성지부장, 국악협회 순천지부장을 맡아 순천의 국악과 판소리 공연의 큰 축으로 우뚝 서 왔다. 현재는 사단법인 낙안읍성 판소리보존회 이사장과 낙안읍성 소리청을 운영하며 판소리 보급에 매진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벽소 이영민이 지은 순천지역의 역사와 명승지를 노래한 단가 “순천가”를 염금향 명창으로부터 전수받아 순천문화유산인 순천가의 계승과 보급에 매진하며 벽소 이영민, 순천가 진흥원을 개설하여 그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청운 박봉술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김양남 명창의 박봉술제 적벽가 완창공연으로 펼쳐진다. 동편소리 전승이 가지는 의의와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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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2 10:57 송고
2022-12-02 11:11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