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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편집국장
기대했던 순천시의회 시정질문이 시간소모와 행정력낭비로 비쳐졌다. 시간과 행정력소모를 넘어 낭비로 비쳐질 때는 시민들에게도 그 책임이 뒤따르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의정활동을 인기몰이를 하려는 듯 초선의원과 비례의원들의 시정 질문은 한마디로 우문이었다. 질문인지, 질의인지도 모르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질문내용조차도 알 수 없는 지리멸렬한 시정 질문으로 일관했다. 관심을 모았던 제232회 순천시의회 임시회본회의를 지켜본 시민들은 짜증과 한숨만이 나돌았다.
허 시장을 상대로 한 초선의원들의 트집 아닌 트집과 잡다한 질문공세는 지루하다 못해 짜증을 자아내게 했으며, 의원자질문제로까지 회자되기도 했다. 특히 비례의원들의 시정질문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공부를 더 해야 한다든지, 당은 저런 사람을 왜 비례의원으로 선정했는지, 저 시의원은 어느 당, 어느 지역출신이야?”라는 감정 섞인 말들이 오르내렸다.
무엇보다도 정홍준 의원은 순천문화재단과 관련해 내실 있는 활성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으며, 박재원 의원은 청년정책과 기업유치에 합리적인 방안 마련을, 박혜정 의원은 순천시 공공시설 전반에 대해 적자운영시설해소를 지적했다. 하지만 핵심 없는 질문으로 변죽만 울렸을 뿐 자신만의 옹알거림에 그치고 말았다.
순천시의회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집행부를 대상으로 시정질문을 진행하는 가운데 9명의 의원이 대거질문을 신청하면서부터 시민들의 관심은 컸었다.
하지만 이복남, 유영갑 시의원을 제외하고는 핵심질문을 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시정의 주요현안과 동 떨어진 이야기를 하다가 또 다른 문제점을 제기 하는 등 횡설수설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홍준, 박재원, 박혜정 시의원은 자신의 의정활동을 과시하려는 듯 허 시장을 상대로 필요이상의 질문을 질의인지, 질문인지, 횡설수설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잠시, 질의와 질문에 대해 알아보자. 질의는 의심나거나 모르는 점을 물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법률에서는 국회 회의에서 의제가 되어 있는 의안이나 동의 등에 관하여 의원이 국무위원, 정부위원, 발의자 또는 제안자, 보고자에게 의문점을 따져 묻는 일이다. 그리고 논의하는 것이다.
질문은 알고자 하는 바를 얻기 위해 물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법률에서는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원이 정부에 대하여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설명을 요구하고, 그 의견을 묻는 일이다. 서면 질문의 경우는 질문 요지서를 작성하여 의장에게 제출하면 의장은 이를 정부에 이송하고, 정부는 이 질문 요지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서면으로 답변하여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질의와 질문은 대동소이한 것 같아도 본질에서는 상당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의원들은 질의와 질문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은 묻지 말아야 하고, 알고자 하는 부분만을 물어서 얻어 내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순천시의회 시정질문은 시간낭비는 물론 엄청난 행정력낭비를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아니다. 우문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리라 믿는다.
실지로 순천시의회가 집행부를 상대로 업무보고를 위시해서 행정사무감사, 예산반영심리, 업무추진상황보고, 시정질문 등 회기 내 집행부를 견제하는 보고사항들이 수두룩하다. 그 회기마다 집행부는 의회보고서를 산더미처럼 만들어 시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또 그 보고서를 만드는 담당공직자들은 기존업무를 뒤로하면서까지 보고서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2중, 3중, 4중, 5중 이상으로 중복되는 보고서를 만들어 의회에 제출하는 공직자들의 노고는 숨겨진 채로 하소연만 날로 날로 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박혜정 의원은 공공시설 운영의 효과와 함께 적자운영 시설 개선 방안에 대한 시장의 답변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질문요지와는 달리 장애인복지관과 여성회관, 문화예술회관 등의 공공성을 망각한 채 이득을 추구하는 상업성의 논리로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과시하는 듯 시장의 답변을 요구했었다.
이처럼 기대했던 순천시의회 시정질문은 자신의 입지만을 내세우는 인기몰이 식,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이번 시정질문 내부배경에는 정책경쟁의 기대감과 함께 공부하는 의회상 정립효과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기대감도 컸었다. 예년의 경우 5명 내외의 시의원이 시정질문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9명이 요청했고, 특히 9명 중 6명이 초선의원이란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리라 믿었었다.
그러나 시의회 동료의원 간에도 알맹이 없는 질문으로 자신의 얼굴 알리기에 급급했다며, 지역민원성 질문과 중복질문, 대안 없는 질책성질문남발 등의 구태를 벗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그렇다. 시정질문은 시와 시민을 위한 집행부의 정책성을 알아보고 그 내용물을 얻어 수정보완하기 위해 질문하는 것이라 믿는다. 의정활동은 시민들의 그늘진 곳을 밝혀 주고 집행부의 위민행정을 이끌어 내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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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9 07:3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