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日三省(일일삼성)”의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어쩌면 이 사자성어는 성인군자의 길을 걷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실행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일일삼성으로 살아가야한다는 마음가짐은 어느 누구나 지니고 있을 것이다.
일일삼성은 논어 학이 편에 나오는 말로 공자의 제자 증자가 나는 매일 내 몸을 세 번 살핀다(吾日三省吾身) 날마다 자기스스로 행한 일 가운데서 남의 일을 정성을 다하여 도와주었는지, 친구에게 믿음이 없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스승의 가르침을 잘 배웠는지를 반성한다는 말이다.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을 반성(反省)한다는 것은 생각부터 행동까지를 반성하는 것이며, 반성의 정도는 잘못한 것을 아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개까지를 포함한다. 특히 성(省)이라는 단어는 ‘살피다, 깨닫다, 분명하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점검하다’라는 의미도 있다.
며칠 전이다. 신의와 믿음이 돈독했던 성직자로부터 기만행위의 느낌을 받았었다. 실망감이 앞섰고 배신감까지 느꼈다. 무시당한 기분은 물론 화가 치밀었다. 평소에 아끼고 사랑했던 애증이 사라지면서 분노의 트라우마가 작용했다.
예로부터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감을 느끼면 그 상처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했다. 상기해 보자. 애지중지 여기는 귀중품을 잃어버린 것보다도 믿었던 사람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가슴 아픈 사연이 아닐까 싶다.
인과 관계란 참으로 묘한 감정으로 다가온다. 무엇을 얻고자 그를 사귀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동일 감정으로 시를 쓰고 진실이 통하는 지인으로써 호형호제로 맺었던 사이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는 야심이 있었고 뭔가를 이루려는 목적이 있었음이 분명했다. 이제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논해본들 무엇하랴!
흔히 우리는 어느 사람을 가리키면서 평을 하게 된다. 이 사람은 이렇고 저 사람은 저렇고 자신들이 모르는 장단점을 숨김없이 말하고 있다. 특히 예전과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에게 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많이 변했다고 한다. 위치와 상황에 따라서 사람이 처신을 달리 할 수밖에 없음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사람의 마음이 변질되어 버렸기 때문에 사람들의 입살에 오르내리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권력과 재산 그리고 명예를 얻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힘자랑을 하게 된다. 따라서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 사람을 두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더니, 또는 돈을 많이 벌더니, 유명해지더니, 힘이 세어지더니....” 등등 지탄의 목소리들을 쏟아낸다.
어쩌면 그 자리에 맞는 처신을 하다가 보니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힘이 생기면 변질 되어버린다. 마음이 곧고 정신이 올바른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지 않고 자신이 환경을 극복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의 지배를 받고 살아가기 때문에 쉽게 변질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이런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기성찰을 하고 반성과 회개를 해야 한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일이 쉬웠더라면 초심이나 반성, 회개 이런 단어들이 옛날부터 지금까지 많이 회자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는다.
종교는 선(善)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물질을 숭상하는 물신주의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게다가 심령을 선으로 추구하는 것보다는 기복신앙 쪽으로 이끌고 가는 편이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3대 종교는 물론이고 그 외 타종교도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모 성직자의 말을 인용해 본다. “뜻과 섭리는 뒷전으로 밀려나 버리고, 참부모를 모시고 은총을 받아 죄를 사함 받는 것이 뜻보다 앞서게 되었고, 축복을 받아 세상 사람들보다 잘 사는 것이 섭리보다 앞서게 되었으며, 말로는 위하여 산다고 주장하면서도 무겁고 힘든 일들을 힘이 없고 불쌍한 신도들에게 지우게 하면서도 양심의 가책도 받지 않게 되었다.”고 말이다.
일일삼성의 교훈으로 살아가자. 남을 정성으로 배려하는 마음이 없었는지, 친구와의 믿음을 어겼는지, 인성의 가르침을 잘 배웠는지를 점검하면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비록 어렵고 힘이 들지라도...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9-04-30 12:36 송고
2019-05-05 21:15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