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청장 서대석)는 오는 7월 21일 오후 5시 빛고을 국악전수관 공연장에서 목요열전 국악 한마당 제 000 회에 순천 낙안읍성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양남 명창을 초청하여 동편제 판소리 송만갑-박봉술제 적벽가를 완창무대로 올린다.

이번 공연은 동편제 판소리의 걸걸하고 웅장한 특징이 온전히 들어있는 송만갑-박봉술 바디의 적벽가이며, 그것도 장장 4시간여가 소요되는 완창무대이다.

박동진 명창에 따르면 적벽가를 잘하는 명창을 최고로 친다면서 적벽가를 할줄 아시오? 수궁가를 할 줄 아는가? 흥보가를 할 줄 아나? 라는 말로 소리꾼에게 차등을 두어 말했다는 일화를 전해온다고 한다. 적벽가가 다섯 바탕중에서 그만큼  어렵고 예술적 경지가 높다는 평일 것이다. 적벽가는 유파별로 이선유,김연수,정권진,한승호,박동진,정광수,임방울,박봉술 명창의 창본으로  분파되어 왔는데 이번 김양남 명창이 완창하는 적벽가는 박봉술제이며 소위 송판 적벽가이다. 송판 적벽가는 송흥록 →송광록  →송우룡  →송만갑  →박봉술로 이어져 왔으며, 박봉술제는 송순섭,김일구로 계승되고 김양남은 송순섭 명창으로부터 소리를 이어 받았다.

송판 박봉술제 적벽가는 대마디 대장단으로 소리의 선을 굵게 짜나가고 남성적이다. 우조위주로 당당하고 진중한 대목이 많고 잔기교가 통하지 않는 담백한 고제이다. 김양남 명창은 동편제 적벽가를 전공하는 몇 안되는 여류명창이다. 김양남의 큰 울림을 내는 통성과 내지르는 성음은 송판 적벽가의 당당함과  웅장함의 멋을  보여주기에 넉넉하다.

 오늘 완창하는 적벽가는 중국소설 삼국지 연의를 창본으로 짜여진 것인데 위.한(촉).오 삼국의 패권전쟁과 전쟁속의 인간군상들의 허허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고 그안의 영웅들, 병졸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조조는 영웅적인 면보다는 야욕과 위선으로 가득찬 간웅으로 그려지면서 전편에 걸쳐 군사들로부터 조롱받고 비서실장격인 정욱, 순욱에게도 놀림을 당하고 있다. 한의 유비,관우,장비, 조자룡 ,공명 등의 주연급 외에도 이름 없는 다수의 군사들이  또 다른 큰자리를 차지한다. 이들은 [군사 설움타령]에서 정치가의  전쟁놀음 때문에 제역할을  다하지 못한  자식으로서의, 남편으로서의, 연인으로서, 부모로서의 설움과 억울함을 리얼하게 쏟아내고, [군사점고] 대목에서는 전쟁 후의 무너진 몸과 절망적인 속마음을 드러내며, 대장 조조를 멸시.조롱함으로써 지배층에 대한 반항과 반전과 평화라는  일반백성의 소소한 바램을 원없이 형상화한다. 또한 군사들은 [새타령]을 통해 전쟁주의자 조조를 조롱하며 힐난하기도 한다. 이러한 군사들이 연출하는 민중들의 한을 표현하는 대목에서 오월광주의 민주항쟁과 겹치며  정의와 평화의 지향이  인간세상의 영원한 숙제임을 연상케 한다.

김양남 명창은 40년 넘게 소리를 익힌 정통소리꾼이다. 일찍이 순천의 염금향,선동옥 명창으로부터 소리를 배웠고, 송순섭 명창으로부터 적벽가를, 성우향 명창으로 부터 춘향가를, 남해성 명창으로부터 수궁가를 사사하고, 판소리 문화재 이수자가 되었다.

2009년에는 서초동의 국립국악원 판소리 한마당에 초청되어 우면당에서 적벽가를 발표하였다. 낙안읍성의 국악당 원장, 상설 달빛공연 기획/연출, 낙안읍성 전국국악대전 위원장, 한국판소리보존회 낙안읍성지부장, 국악협회 순천지부장을 맡아 순천의 국악과 판소리 공연의 큰 축으로 우뚝 서 왔고, 현재는 사단법인 낙안읍성 판소리보존회 이사장과 낙안읍성 소리청을 운영하며 판소리 보급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벽소 이영민이 지은 순천지역의 역사와 명승지를 노래한 단가 [순천가]를 염금향 명창으로 부터 전수 받아 순천문화유산인 순천가의 계승과 보급에 매진하며 벽소 이영민.순천가 진흥원을 개설하여 그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국창 청운 박봉술 선생의 탄생 100주년이기에 김양남 명창의 이번 박봉술제 적벽가 완창 공연은 동편소리 전승이 가지는 의의와 필요성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