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6922824
S형!
이렇게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널따랗고도 풍성한 S형 가슴팍에 눕고 싶어요.
S형!
이토록 진안개가 피어나는 날이면
때 묻지 않고 꿈속 같은 S형 이야기 듣고 싶어요.
S형!
S형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으면
언젠가 엄마가 불러준 자장가 속의 주인공처럼
용산 그림자 ?아 물장구치고 갯것을 잡고 있어요.
S형!
S형 옛이야기 귀담아듣고 있으면
언젠가 S형이 읽어준 동화책 속의 큰아이처럼
순천만 갈대밭 언저리 찾아 소꿉장난 하고 있어요.
한 아이는 아빠 되고
한 아이는 엄마 되고
그 다음은 햇빛왕자와 달님공주로
또 그 다음은 순천만과 낙안성으로
또 그 다음은 송광사와 선암사로
또 그 다음은 조계산과 동천으로
또 그 다음은 짱둥이를 비롯한 먹거리로
또 그 다음은 정에 사람, 사람 꽃들 피워내는
아담하고도 소담스런 순천, 생태수도 순천을
가는 곳마다 곡선 그리는 순천, 미의 순천을
오는 곳마다 느림을 아는 참살이 삶의 순천을
사는 곳마다 사람향기로 그윽한 정의 순천을
S형의 가슴팍에 파묻고
S형의 동화책을 만들어
S형의 고운자태에다 버물려
갈대가 뿌리 뻗고
갈꽃이 휘둘러 피는 S형의 順天으로
장맛비가 줄기차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빗줄기가 거세질수록 순천을 사랑하는 마음은 짙어만 가고, 그 사랑의 집념은 우거진 사색 밭을 거닐게 합니다.
순간, 아직도 써지지 않는 편지가 뇌리를 스쳐가면서 이제는 기필코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래요. 써지지 않는 편지를 애써서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 쓰고는 베길 수 없는 사명감과 압박감에서 몸부림을 쳐야만 했었습니다. 때로는 쓰다가 지우고, 썼다가 찢어버리는 한 통의 편지를 오늘따라 쓰고픈 것은 어찌된 영문일까요?
S형!
최근에 “교육의 도시 순천”을 먹칠하는 사건이 도마에 오르면서 난도질을 당하고 있더군요. 그것도 교육의 일번지라 할 수 있는 초등교육의 교장과 그 학교 여교사와의 불륜, 아니 폐륜행각이 말입니다
아마도 그들은 “교육의 도시 順天”을 몰랐을까요? 아님 順天은 불륜과 폐륜행각을 저질러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그머니 지나치는 도시라고 생각했을까요? 도통 알 수 없는 현실입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추하고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부터 순천은 중국의 강남을 닮았다 해서 “小 강남”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특히 하늘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예의범절을 스스로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지명까지도 順天이라 지었나 봅니다.
게다가 순천은 순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하늘이 점지해준 땅이라고 소문이 나 있습니다.
그래서 順天은 지구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땅, 神이 감춰둔 땅, 축복 받은 땅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순천만 갈대와 함께 널브러진 갯벌. 올망졸망한 섬. 바다. 그리고 조계산. 금전산. 고동산. 백이산. 오봉산 등이 자리하고 있어 산자수려함을 어느 누구라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순천 땅에는 새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세계정원박람회 유치의 정부승인을 얻어 낸 순천시의 노관규 시장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조성사업 마스터플랜 현상공모와 설계 준비를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順天은 지구촌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S형!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교육의 도시 順天”을 먹칠하는 초등교육자들이 저지른 행각을 지울 수는 없을까요? 어찌해야 좋을까요? 답답한 심정 가눌 길이 없습니다.
혹? S형의 묘책은 없을까요?
아무튼 이번 장맛비에 S형의 건강이 염려됩니다. 다친 곳이나 상처 난 곳은 없는지요? 두루두루 살펴보십시오.
이젠 아직도 부치지 못한 편지를 애써 쓰지는 않으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8-08 06:4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