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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하얀 구름 너울쓰고 진주이슬 신으셨네/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 오시는고//
//님 찾아 가는 길에 내 집 앞을 지나시나/이상도 하오시다 행여 내게 오심인가/미안코 어리석은 양 나가 물어볼까나//
“봄 처녀”라는 노래가 절로 불러진다.
이은상 작사, 홍난파 작곡으로 지난 학창시절에 봄의 뜨락에서 많이도 불렀던 가곡이 오늘따라
새롭다.
아마도 그 연유는 순천문화상자 협동조합에서 만들어 낸 소극장의 개관일이
닥쳐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봄 처녀의 마음이 설래이듯 뜻있는 순천시민들의 가슴도
콩닥콩닥 뛰고 있을 것이다.
정원의 도심,
힐링의 도심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강줄기는 유난히 맑고
청량하다.
일급수로 알려진 동천과 동천변의 벚꽃 터짐을
알리려는지,
오는 4월 8일에 문화상자소극장은 개관되고 그 첫 연극은 “오래 전 愛”를 무대에 올린다고 한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순천문화예술의 상징으로 피어나 먼 훗날의 영화를 누리지
않더라도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낼일이다.
갈대화가로 널리 알려진 손준호 이사장은 말한다.“문화상자 협동조합을 시작하고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소극장‘문화상자’를 짓기 위해 마음 고생한 이사들과 묵묵히 응원해준 조합원들의 열정에 깊은
감사를 올리는 자리로 내공 깊은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고 말이다.
그렇다.
그는 수년 전부터 순천의 문화예술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까?
라는 생각으로 반달형으로 굽어진 동천 변에다 자신의
둥지를 틀었다.
프랑스 세느강과 몽마르뜨 언덕 등을 생각하면서 그 둥지
속에 갤러리와 커피숍을 만들었으며,
이제는 소극장까지 개관하게 됐다.
특히 그는 100석 규모의 소극장을 마련하기까지의 문화협동조합원들의 활동상에 뜨거운 열정과
감사함을 느꼈다며 그 감격의 이슬을 맺히기도 했다.
그는 또 예술을 사랑하는 각계의 후원자들께도 더없는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연극 <오래 전 愛>는 순천지역 예술문화인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문화상자 협동조합>이 광주의 유수한 지역 극단 <드라마 스튜디오>와 손을 맞잡고 2016년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연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이만희 씨의 작품
<언덕을 넘어서 가자>를 자체 제작했다고 한다.
그 내용을 간략하면‘함께 나이 들어가는 세 친구의 우정과 기억의 저편에 묻어야 했던 첫사랑을 다시
찾아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다.
“노인들에게 첫사랑과 흘러간 옛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다.”는 이만희 작가의 말처럼 관극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시종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게다가 지역 연극무대를 지켜온 중견배우 한중곤,
윤희철,
강인영의 연기 앙상블!이 덧보인다.
즉,
열정적으로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 하는 이들의 선 굵은
연기가 관객들에게 연극의 완성도와 재미를 한층 높여준다는 것이다.
익살과 너스레,
도취와 뽐 내기정치,
뻔뻔함과 어이없음,
상대와 탄력적 호흡,
속없는 자의 유아정서 흐름을 안정감 있게 이끌어내는
조롱과 해방의 희극성을 무난하게 유도해 온 윤희철 님과 이현기 님의 몸말기호탐색작업이 여기저기공모와 속이기 액션 포인트와 맞아 생명 에너지를
발한다.
관객은 오랜만에 행복한놀이공연의 재미를 맛보면서 폐품인생들 사이에서 서정의
빛과 밝음 그리고 철학적 실존 쾌감을 공유한다.
이 공연은 벚꽃이 흩날리는 오는 4월 8일 금요일부터 시작되어 10일까지 다음주 15일부터 17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상연된다고 한다.
벚 꽃피는 순천동천변의 해질 무렵과 밤은 아름답다 못해
황홀하다.
연분홍 벚 꽃잎이 나풀거리는 동천 변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어보라.
하얗게 흩날리는 꽃비가 머리 밭에 내려앉아 귀엣말을
해주며,
사랑더하기를 해 준다.
아니 함박눈처럼 포근한 속정이 솟구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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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9 11: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