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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꿈 / 오양심  시인
2016-02-20 오전 10:15:40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나는 고향에 갈 때마다 

    어린 날을 생각한다

    고사리보다 작은 손으로 모래를 퍼서

    머리에 이고 수수백 번 날라서

    벽돌로 만든 교회를 생각한다


    막내 동생은 등에 업고

    코 흘리게 동생 둘은 양손에 잡고

    교회에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신작로 양옆으로 기찻길이 있고

    강물이 있고 바다가 있었다


    기적이 울 때마다

    선로에 귀를 대보기도 하고 

    강물에 두 발을

    담가보기도 하고

    모래밭에서 소꿉놀이도 했다


    예배시간에는 난감할 때도 있었다

    어린 동생이 보채면 들쳐 업고

    창문 밖에서 설교 말씀을 듣곤 했는데

    그 녀석이 염치불고 ‘쉬’를 하는 날이면

    내 치마 속에서 오줌이 흘러내렸다


    음악이 은은하게 흘러나온 창문

    농촌의 향기가 은은하게 스며든 창문

    종소리를 은은하게 퍼지게 한 창문 

    예수님을 은은하게 알게 해 준 창문

    은은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창문


    내가 지은 교회꼭대기에 어둠이 내리면

    나는 둥실 떠오르는 달이 되었다

    달빛이 되었다 온 세상을

    은은하게 밝혀줄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6-02-19 09:30 송고 2016-02-20 10:15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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