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으로 꿰어
사슬고리 엮고 엮는 빛무리
큰 길 교차로 신호등 바라보고 있다

이슬처럼 나뒹굴던 그 시간
푸른 잔디 쥐어뜯던 그 세월
밤하늘 별무리 헤아렸던 그 눈빛
선비고을 나들목 신호등을 켜고 있다

추억갈피로 접어둔 파란빛
그 빛 속에는 금빛 얼굴가려지고
땀방울만이 방울방울 맺히고 있다

다시금 펴보는 빛무리 손 발길에
저녁바다 아우르는 노을이 곱다

빛누리는 아는지 모르는지
별리의 순간이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음을

푸른빛 신호등 켜질 때
앞으로 앞으로만 치달아
하늘의 별도 달도 땄었다

주황빛 신호등 켜질 때
잊혀지지 않고 지워지지 않는
빛무리, 빛누리가 수를 놓는다

빨간빛 신호등  켜질 때
생의 광주리 속에 무슨 열매 담을까

* 빛무리 / shiny를 칭함(2015.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