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우리농업의 현실이 어렵다는 사실은 농업관련 종사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고령화, 농촌과소화와 도-농간 소득격차 심화 등 농촌경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관련 기업들도 점점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렇듯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우리농업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번 정부에서 가장 많이 쓰인 키워드는 아마 창조경제일 것이다. 창조경제라는 용어는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가 2001년 펴낸 책「The Creative Economy」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박근혜 정부에서는 기존의 산업에 창의력을 더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우리경제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농업이 1차 산업의 전형으로 분류되었지만 지금은 이런 창조개념을 도입해 6차(1차 농수산업+2차 제조업+3차 서비스업) 산업이라는 복합적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6차 산업의 근간은 농업에서 종자가 핵심이다. 한 알의 종자가 만들어지기까지 과거에는 전통적 방법의 교배육종 등을 이용했지만 지금은 분자마커(SSR, SNP 등), 유전공학 등 첨단 과학기술의 힘이 동원되어 보다 우수한 종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많은 분들이 금보다 비싼 종자에 대해 각종 매체에서 들어 봤겠지만 종자가 어떻게 금보다 비쌀 수 있는지 생각해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종자산업은 생명정보의 집합체(농업의 반도체라 불림)로서 우수한 유전자원이 확보되고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어야 비로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종자가격에 품종보호권 설정으로 로열티가 포함되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이처럼 농업의 근본인 종자를 금값보다 비싼 가격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된다면 우리농업의 경쟁력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급격한 기후변화와 신흥국(BRICs 등)의 경제성장으로 세계적 식량 부족 위기 등에 따라 향후 종자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게 분명하다. 따라서 농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더 우수한 종자를 사용하느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창조적 가치를 더해 새로운 종자를 개발할 수 있다면 우리농업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창조경제, 창조농업! 바로 종자에서 찾아야 한다.
이미 종자전쟁은 시작되었다. 세계 각국은 새로운 종자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세계 종자산업 시장은 연 5%씩 성장, 1975년 120억 달러에서 2010년 689억 달러로 5배 넘게 증가했다. 2020년은 2010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650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지만 현재 미국, 스위스 등의 몇몇 다국적 기업들이 종자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우리농업의 어려움을 덜고 관련 종자산업체와 연구기관들의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골든 시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를 시행 중에 있지만 아직은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품종보호 출원건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기에 농업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시장을 선점하려면 기업뿐 아니라 민간육종가 등에 대해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창조경제에서 틔운 작은 씨앗이 우리농업의 큰 희망 될 것이며 나아가 우리 경제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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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8 10:29 송고
2013-11-28 10:29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