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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오, 그 오얏꽃 / 정홍순

2014-01-14 오전 11:17:4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다섯 손가락이 부르는 ‘새벽기차’가

     

    창 너머 꿈길을 헤치고 간다

     

     

     

     

    아버지가 꾼 태몽은 살인 꿈이었다

     

    다섯 토막 망나니 꿈 받아서

     

    세상에 큰소리 다섯 번은 낼 것이라는

     

    오기 충천한 내 생을 항시 밝혀냈다 이는 필시

     

    몽룡이 어머니가 받은 오얏꽃 태몽 같은

     

    양반집 꿈은 아니었다

     

     

     

     

    다섯

     

    꽃잎에 어린

     

    외로운 세기말의 꽃

     

    대한제국의 꽃

     

    꽃의 결말은 지금 가덕도등대에 쓸쓸히 섬이 되고

     

    독립문 들보에 돌이 되었다

     

    마지막 황제의 꿈인 꽃의 굳은 결심은

     

    그렇게 돌로 피는 것이었다

     

     

     

     

    삼백 년 영국 식민 살이 인도사람들은

     

    저들보고 이제 너희 집에 가서 살아라

     

    좋게 타이르듯 돌려보냈다고

     

    삼십육 년 식민 살이 우리들은

     

    내놔라 할 적마다 손가락마디 자른 주먹으로

     

    원통하게 쳐대던 꿈들이

     

    꽃모가지처럼 단칼에 떨어졌다

     

     

     

     

    꽃은 참이다 삼백 년 인도 속에서 핀

     

    다섯 손가락에 꼭 쥐어준 진리파지다

     

     

     

     

    무서워마오(畏)

     

    얼을쥐시오(眞)

     

    미워마시오(善)

     

    속이지마오(義)

     

    알아야하오(論)

     

     

     

     

    다섯 이파리 이화(李花)가 창 너머 묻히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

     

    저 절반의 거리

     

    그 중간에 선 사람의 하얀 꿈이 붉게 익고 있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1-13 12:02 송고 2014-01-14 11:17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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