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손가락이 부르는 ‘새벽기차’가
창 너머 꿈길을 헤치고 간다
아버지가 꾼 태몽은 살인 꿈이었다
다섯 토막 망나니 꿈 받아서
세상에 큰소리 다섯 번은 낼 것이라는
오기 충천한 내 생을 항시 밝혀냈다 이는 필시
몽룡이 어머니가 받은 오얏꽃 태몽 같은
양반집 꿈은 아니었다
다섯
꽃잎에 어린
외로운 세기말의 꽃
대한제국의 꽃
꽃의 결말은 지금 가덕도등대에 쓸쓸히 섬이 되고
독립문 들보에 돌이 되었다
마지막 황제의 꿈인 꽃의 굳은 결심은
그렇게 돌로 피는 것이었다
삼백 년 영국 식민 살이 인도사람들은
저들보고 이제 너희 집에 가서 살아라
좋게 타이르듯 돌려보냈다고
삼십육 년 식민 살이 우리들은
내놔라 할 적마다 손가락마디 자른 주먹으로
원통하게 쳐대던 꿈들이
꽃모가지처럼 단칼에 떨어졌다
꽃은 참이다 삼백 년 인도 속에서 핀
다섯 손가락에 꼭 쥐어준 진리파지다
무서워마오(畏)
얼을쥐시오(眞)
미워마시오(善)
속이지마오(義)
알아야하오(論)
다섯 이파리 이화(李花)가 창 너머 묻히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
저 절반의 거리
그 중간에 선 사람의 하얀 꿈이 붉게 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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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3 12:02 송고
2014-01-14 11:17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