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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떠나면서 한 말
잘 놀다 갑니다
이 말 한 마디 귓가에 남습니다
침묵의 땅을 뚫고 일어선 봄은
환각의 아지랑이 피워놓고
꽃잔치 벌이며 놀다가
몹시도 바람불어 어지럽던 날
더 머무를 것이 없다는 듯이 떠났습니다
나는 가는 봄을 붙잡지 못한 아쉬움에
꽃들이 지는 줄도 몰랐습니다
맹골수에 빼앗겨버린
어린 것들의 아우성이 귀에 밟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봄에는 왜 이별이 많을 까요
봄에는 왜 죽음이 많을 까요
봄이 간다는 것은
청춘이 간다는 것
그래서 늘 봄과의 이별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처럼
허전하고 쓸쓸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세월이 흘러
우리도 언젠가는 봄처럼
떠날 때가 있겠지요
그때 우린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꽃잎보다 더 진한
말 한 마디 남겨야 하지 않을 까요
봄이 떠나면서 한 말
잘 놀다 갑니다
이 말 한 마디 귓가에 납습니다
한 생애 요약하면 그 말밖엔
다른 말이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시작노트: 어수선한 봄을 보내고 나서
감회가 없을 수 없다. 봄은
떠났지만 팽목항의 기억은 떠나지 않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가슴아픈 일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5-23 23: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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