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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이 떠오르는 낙안읍성 / 김용수
2016-10-04 오전 11:58:52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시인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 김소홀의 “가는 길”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디지털시대를 살고 있으면서 아날로그시대를 그리워하는 시대낙후적인 생각이 가슴을 후빈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옛 것이 그리워지고 옛 풍습이 그립다.

     

    현대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이 살아왔던 지난날의 향수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보릿고개의 어렵고 힘든 슬픈 경제난과 온 가족이 함께 살아야만 했던 대가족제도의 아픈 기억들이 생생할 것이다.

     

    옛 것이 그리워지는 시간더미 뒤로 낙안민속촌문화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1994년에 처음으로 시작돼 올해 23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 축제는 매년 10월 순천낙안읍성에서 열리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관광객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축제한마당에는 우리들이 살아나온 옛 생활상이 담겨 있다. 그래서일까? 기성세대들이 살아왔었던 옛 생활상을 엿 볼 수 있으며, 그 생활풍토에서 사용됐었던 놀이기구와 놀이문화 등이 짙은 향수로 배어든다.

     

    때로는 코끝을 찡하게 하는 옛 생활상이 눈앞에서 아른거리는가 하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옛 조상들의 터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순천낙안읍성민속문화축제다. 즉, 두레놀이, 큰 줄다리기, 전국 팔씨름대회, 전통혼례식 등 다양한 경연과 공연 그리고 각종체험행사는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에 걸쳐 열리는 낙안민속 문화축제는 우리의 민속 문화의 얼을 심기 위해 입장료를 축제기간동안 50% 할인한다고 한다. 어쩌면 이런 기회를 틈타서 우리의 옛 문화와 풍토를 체험하는 좋은 추억담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세계 유일하게도 성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이다. 필자는 낙안읍성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소일했었다. 당시, 관광객들은 성안의 이모저모를 살피면서“시인의 집”을 찾았다. 그곳을 찾은 사람들은 잠시의 휴식을 취하면서 우리의 옛 문화에 관한 의문점과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지 많이도 물어왔었다. 무엇보다 이곳 사람들의 정서와 생활상 그리고 경제활동에 대한 물음이었다. 게다가 시를 쓰고 있는 필자의 삶과 생활비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 당시 썼었던 필자의 졸 시를 게재해 볼까 한다.

     

    가을햇살 주워 쬐는
    낡은 골목길 언저리에서
    줄담배 피고 있는 그 사람
    또 다른 골목길을 쳐다보며
    긴 숨을 몰아쉬고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다 지쳤는지
    낡고 허물어지는 돌담골목길을
    발길로 걷어차다가
    손으로 쓰다듬다가
    골목길 모퉁이를 느릿느릿 걷고 있다

    어린 날
    장보러 간 엄마 발걸음 세어보며
    구슬치기하던 골목길은 아직도 젊다

    민얼굴로 버티고 선 골목길바닥은
    가을햇살 쓸어 모아 유년을 비쳐준다

    허름하고 이끼 낀 골목길은
    동심을 잃고 고향을 잊어버린
    어린 날에 기억들을
    하얀 동그라미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필자의 낡은 골목길 전문)

     

    풍요로운 가을이다. 낙안성에서 가을햇살을 주워 쬐던 그 시간이 그립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 그 세월을 낙안읍성에서 보냈었다. 당시, 낙안읍성 안에 비어 있는 초가가 몇 채 있었다. 특히 초가집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으면 빨리 날고 썩어가기에 필자는 빈집을 관리하면서 그곳에서 10권의 책을 쓰기로 결심했었다. 그곳에서의 생활은 빈곤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2권의 시집, 2권의 수필, 그리고 5권의 칼럼 집을 펴낼 수 있는 다량의 글을 썼었다. 글쟁이로서는 많은 수확이 아닐 수 없었다.

     

    가을이면 글을 쓰고 싶다고 어느 지인이 말했다. 필자 역시 가을시를 써야 한다. 쓰지 않고는 못 베기는 글쟁이의 습성이 가을을 타고 있다. 어느 곳이든 쏘다니면서 그 정서를 맛보고 그 맛을 그대로 옮겨야 한다.

     

    글을 쓰기위한 몸부림에서 시작된 낙안읍성생활은 한마디로 고난의 세월이었다. 그래도 그 시간이 그립다. 벌써 그리운 옛 시간인가 싶다. 낙안민속문화축제는 시간을 붙잡고 잠시라도 매어 놓을 수 있는 유일한 성안의 축제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6-10-04 11: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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