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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갓 / 정홍순
2012-06-20 오전 10:15:00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크기변환_11년%2011월%204일%20011


     

    남해의 바람과 흙에서

    긴 숨 토막을 끊지 않고

    무엇으로 일어서는가

    물은 적이 있다

    노지에 엎드려 어르듯 만져가며

    소래기 같은 궁둥이 아래

    돌려놓는 남새밭으로

    퍼런 이마 맞대어 일어나는

    눈부신 빛이

    누구의 식솔이더냐 는

    대답을 받고

    긴 밭둑 따라가며 떨어진

    저 끝에 붙은 시야로 달려오는

    나의 본능을 되물었다

    알싸하게 코 끝 훑어내는

    그녀의 한 가닥 살림이

    햇살에 익은 거죽만큼이나 농후하게

    설렌 적도 없다

    갓을 먹는 다는 것

    눈물 핑 돌리는 묵은 지

    바르르 떨리도록

    굳어진 몸이 되살아난 것이라면

    겉절이 풋것에도 울렁이는

    짜릿한 맛에 식욕이 산 것이라면

    사랑도 저렇게 담글 수 없느냐

    한 소래기 돌산 땅에서 받아낸

    토종 씨알처럼

    사랑도 저렇게 키울 수 없느냐

    늦동이, 순동이, 신동이

    씨알 묻어 나온 비탈밭으로

    흘러나온 젖이 파랗게 금이 갔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06-20 10: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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