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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자들은 한가위도 모르는가? / 김용수
2014-09-06 오전 10:22:32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한가위는 다가오는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이 소리는 한가위를 앞둔 국민들의 푸념 섞인 목소리다. 온 국민은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군의 참혹한 현실과 법조계의 비행사실 등 사회곳곳에 만연돼 있는 비리와 잘못된 관행을 낱낱이 지켜보면서 자신도 모르는 비탄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리를 정정당당하게 행사해야할 국회의원들이 방탄 국회를 조성하고 당쟁으로만 치닫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비리와 관련해서‘자기식구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가증스러움에 국민들은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건은 국민들의 신뢰를 송두리째 뭉겨 버린 결과다.

     

    민생법안이 산더미처럼 쌓인 현시점에서 어찌도 위정자들의 행보는 그리도 똑 같은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자기네식구라 해도 비리와 연관돼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려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흔히 사람들은 고름이 살 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썩어 문드러져 고름이 가득 차 있는 곳에 새살이 차오를 수가 없다. 즉, 새살이 차오르게 하려면 썩은 부위를 과감하게 도려내고 고름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금년에는 구월에 백물이 성숙하는 추석이 들었다. 이날은 햅쌀, 햇곡식, 햇과일 등 먹을거리가 풍성해 마음까지도 넉넉해진다.

     

    그래서 일까? 대다수의 서민들은 한가위를 기다리고 있다. 일상 속에 힘들고 외로웠던 일들을 다 떨쳐버리고 가족과 함께 즐겁고 풍족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날만이라도 행복수치를 높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금년 한가위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오히려 국민들 가슴속에 시름만 깊게 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됐기 때문이다. 민생법안을 처리해야할 국회의원들의 행보가 당쟁에만 치우친 나머지 제 기능을 못하고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월호 참사를 등에 업고 여야의 힘겨루기는 한도 끝도 없으며 민생법안처리는 안중에도 없다.

     

    서민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수많은 민생법안들이 수두룩하게 산재해 있는데도‘나 몰라라’하고 오직 자신들의 영달과 정권욕에만 불타있다. 국민을 대표한 그들에게 어느 누가 정치인이라고 말할 것인가? 아니 국민으로부터 정치를 위임받은 위정자라고 높이 평가할 것인가? 기가 찰 노릇이다. 자신들의 임무는‘나 몰라라’하고 업무마저 내동댕이친 그들에게서 무엇을 더 바래야 하는지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그렇다.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섬겨야 할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임무와 업무를 내팽개치고 얼빠진 행위를 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해 고액의 혈세를 축내가면서 국민을 속이는 大盜나 다를 바 없다. 더욱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있어서는 더욱더 가관이다. 방탄국회를 조성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의 보호성향은 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또 다시 그들을 뽑고 그들로 하여금 국책을 논하게끔 한다. 어쩌면 그들을 탓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뽑는 국민들의 잘못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의 보호성향에 대한 분노를 잠시 가라앉히고 냉철하게 그들의 언행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실지로 이번 한가위는 농, 어민을 비롯한 서민들에게 냉혹한 명절이 되고 있다. 긴 장마로 인한 햇과일과 햇곡식들이 제대로 익지 않아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해 돈을 만져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대다수의 서민들은 말한다. 금년처럼 철 이른 한가위에는 온가족이 함께 모여“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풍요롭고 넉넉한 마음으로 대명절을 보내야 하는데도 선물조차 마련할 수 없는 지치고 찌든 삶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이다.

     

    며칠 후면 우리의 대명절 한가위다. 나누는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자. 떡 하나라도 나눠 먹고 과일 하나라도 나눠 먹자. 제아무리 위정자들이 얼이 빠져 있더라도 국민들이 깨어 있으면 내일의 햇빛은 맞이할 수 있을 테니까!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9-05 23:58 송고 2014-09-06 10:22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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