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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타령 / 김용수
2015-10-14 오전 10:33:10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에이 씨랑  
    저 놈의 옷 입고 다닌 꼴 좀 보소
    환장하고 뒤로 발랑 자빠지겄당께
    보일랑 말랑 살 비치게 걸친 저 옷 맵씨 좀 보란 말이시
    시 함씨랑
    첩첩산중 계단밭에
    계곡물 빨아먹고 살았다는 세모시
    그 껍질 벗겨 실로 짰다는 적삼치마 솜씨 좀 보란 말이시
    맘씨 좋은 늙은 할미도 젊은 어미도 앳띤 누이도
    밤잠 설친시롱 베 짜서 맨들어 입었단 말이시
    시 압씨랑
    백학날개 펴듯 은빛 옷자락 펄럭이며
    백구두 번들번들
    술 취해 건들건들
    거들 떠는 저 백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뒷산 호랭이도 안 물어간단 말이시
    시 엄씨랑
    맵씨 맘씨 말씨 솜씨 날씨타령
    다 좋고 좋은디 시집타령만 하지말란 말이시
    시함씨 시압씨 시엄씨 시아씨 시집타령 할라치면
    시꺼멓게 탄 내속부터 뒤집어 진단 말이시
    시 아씨랑
    눈, 코, 입, 귀 칼 대고
    온 몸통 팔다리 쭉쭉빵빵 다듬는
    왕비병 공주병 스타병 걸렸단 말이시
    박으나마나 바느질 박씨랑
    안으나마나 허깨비 안씨랑
    허나마나 허수아비 허씨랑

    씨타령에 재미부쳤단 말이시 
    어쩌다 저리도 몹쓸 씨타령에 빠졌는지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5-10-14 10:33 송고
    씨 타령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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