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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그믐 / 정홍순
2012-01-21 오전 7:39:0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크기변환_2011년11월%2030일%20013

    이웃으로 살면서 한 번도 친한 적도

    아는 체도 서로 신경 쓸 일 없이

    가끔 담을 넘거나

    처마 밑에 앉아 볕을 동냥하다

    잔반이나 기웃거리며 해로울 것도 이로울 것도

    있든지 말든지 살든지 죽든지 하다가

    생의 경계 사이로 굳이 주검이란 말을 달아

    부연할 필요가 생략된

    그 영역 앞에서

    신을 닮았다는 인간의 외로움과

    고독위해 한때는

    호사스런 반려자였음을 말하리라

    대들보가 무너지자 석가래 같은 새끼들은

    비운을 졸라매는 목구멍에서

    그르렁거리는 제 소리를 듣는 것으로

    오래된 뿌리 가까이 묻혀

    일생에 증여될 보험도 담보된 대가는 물론하고

    몹쓸 습관만 남아

    비목으로 선 감꽃을 위하여

    커다란 감 몇 꾸러미 맺을 수 있는

    거름이 되리라

    행여 해체되며 꽃이 지고 열매되지 못한대도

    나무는 나무로 함께 받은 생명의 기억

    흙으로 다시 돌아간 고양이라 말할 수 있지만

    생을 달래기보다 죽음을 받은 어린것들에게

    비정한 몫을 어떻게 물릴 수 있을는지

    참으로 고통 한 인간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01-21 07:39 송고
    섣달그믐 / 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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