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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효도와 부모님께서 생각하시는 효도는 과연 같은 것일까? 아직 어린 나지만 부모님과 함께 살아오면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느낀 적이 많았다.
‘부모님께서 기뻐하실 거야.’라는 기대를 갖고 행동했던 일들이 기쁨을 주지 못했을 때, 나는 많이 실망하곤 했었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런 생각 없이 행동했는데도 부모님께서 기뻐하며 칭찬하실 때에는 많이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건강한게 최고의 효도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말을 깊게 생각하면 왜 부모님께서는 시험 성적으로 아이들을 야단치시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다. 나는 이렇게 건강한데 말이다. 항상 이랬다저랬다 변하는 상황에 나는 쉽게 ‘효도’라는 단어의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
딱 정해져있지 않은 효도하는 행동.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효도를 실천할까? 신라시대 화랑은 김유신은 자신의 신발 한 짝이 떠내려가는지도 모르면서 할머니의 신발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강에 엎드려 찾았다고 한다. 내 친구 지훈이는 놀고 싶어도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5 시까지 들어오너라.‘하면 5시를 넘겨서 노는 법이 없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돈이 없다 돈이 없다 하시면서도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방문하실 때면 맛있는 음식을 한 가득 사 가시고, 용돈까지 주고 오신다. 우리 반 혜빈이는 1등 아니면 2등만 한다. 부모님을 실망시켜 드릴까봐 언제나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에 감탄이 나올 정도다. 이슬이는 부모님의 어깨, 선생님의 어깨를 야무지게 주무르며 ’시원~하다.‘는 칭찬 한 마디에 뿌듯해 한다. 티비를 보면 부모님을 모시고 나들이를 가고, 선물을 사 드리고, 밥을 해 드리고, 일을 도와 드리는 여러 자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맛있는 음식을 사 드리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일을 도와드리고, 나들이를 함께 가고, 선물을 사 드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효도란 그냥 ‘즐겁게 해드리는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즐겁게 해 드리는 방법이야 사람마다 다르니 어렵긴 하지만 오늘부터 곰곰이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나의 어떤 행동을 즐거워하시는지 살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가끔 어린 아이들의 행동, 어른들의 행동을 보면 저건 아니다 싶은 모습들도 볼 수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자신과 같은 취급을 하며 욕을 하고, 노인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 것도 못한다는 선입견으로 대하며 무시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어린이인 내 입장에서 아이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대부분 어른들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어른을 보고 배우며 자라니까. 그런데도 어른들은 항상 ‘요즘 어린 것들은 버릇이 없어!’라고 말하며 혀를 찬다. 자신들의 행동을 뒤돌아보지 않은 채 말이다. 어른들은 자기가 어른이기 때문에 그 보다 더 어른이어도 예의에 어긋나게 대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이가 나중에 자신이 늙었을 때 똑같이 대할 것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될 텐데...’라는 걱정이 들 때도 있다.
이런 행동들을 떠올려 보니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는 나중에 내 자식이 보고 배울 수 있는 효도하는 행동을 하고 있을까? 나는 시험 볼 때에 많은 실수로 점수가 너무 좋지 않아 엄마를 화나게 한 적이 있다. 동생과 싸워서 부모님을 속상하게 한 일도 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 엄마를 슬프게 한 적도 있다. 아마 이 순간들은 내가 효도하고 있다고는 말 못할 것 같다. 가끔 친구들을 보면 너무 떠들어서 선생님께서 집에 전화하게끔 만든다거나, 친구를 때려서 부모님을 학교에 오시게 만드는 친구들이 있다. 그것뿐만 아니라 친구의 돈을 뺏거나 왕따를 시켜서 부모님이 대신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부모님을 슬프게 만드는 일들........ 어떤 것이 효도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떤 것들이 불효인지 깨닫게 된다. 부모님을 걱정시키고, 슬프게 하는 모든 일들이 불효인 것 같다. 효도는 불효의 반대이니 부모님을 걱정시키지 않고, 슬프지 않게 하는 것이 효도는 아닐까?
힘들지만 나의 부모님을 기쁘게 하려면 나의 부모님을 아는 모든 사람들을 기쁘게 해야할 것 같다. 내가 잘하면 부모님도 칭찬받고, 내가 누구에게 잘못하면 분명 나의 부모님도 그 이야길 듣게 되어 슬퍼지실 테니까.
‘나로 인해 즐거울 수 있고, 나로 인해 슬플 수 있고, 나로 인해 화가 날 수 있는 모든 웃어른들을 공경하는 것이 효도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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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30 07: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