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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여! 이 시대의 중심에 서라 / 오양심 시인
2016-12-20 오전 9:44:02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오양심 칼럼) 


    오양심증명사진


    시인은 지성의 대상인 진(眞)과 의지의 대상인 선(善)과 아름답고 선한 대상인 미(美)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서 진선미(眞善美)가 갖추어진 나라에 살고 싶은 꿈을 꾸는 사람이다.

    시인은 지성(인식능력)과 의지(실천능력)와 감성(심미능력) 하나하나에도 초월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시인은 천국과 극락이 죽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금 여기, 이 땅에서 펼쳐지기를 바라는 혁명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인은 진실하지 못한 것, 선하지 못한 것, 아름답지 못한 것에 대하여 끊임없이 꾸짖어서 더 낳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야 한다. 역사라는 거대한 바퀴를 좌우로 비틀거리면서도 끝내는 제 방향으로 굴러가게 해야 한다.

    루마니아의 게오르규(1916년~1992년)는 시인이었다. 그는 ‘25시’에서 시인이란 그 시대 그 역사 속에서 잠수함 속의 흰 토끼와 같은 존재라고 했다. 죄를 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으로 인하여 무참하게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는 역사의 관찰자였다. 포탄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쟁의 극한 상황 속에서 잠수함은 물속에 숨어 몇 시간을 항해하다가 산소공급을 위해 주기적으로 물위로 올라와야 했지만, 적의 포탄을 피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때 잠수함 속의 산소 함유도를 측정하는 지표가 된 것은 흰 토끼였다. 산소가 모자라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흰 토끼가 죽은 지 7시간이 지나면, 사람도 산소부족으로 죽고 만다고 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위기에 처해있다.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그 대통령을 보필했던 여당은 비박 친박으로 나누어져서 서로 으르렁거리고, 삿대질까지 하며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 도덕이 땅에 떨어진지 오래지만 부끄러움이란 안중에도 없는 무책임한 사람들이다. 사회 속에서 시인은 흰 토끼와 같은 존재이다. 시인이 숨을 쉬지 못하는 병든 사회에서는 살아남지 못하고 곧 죽고 만다. 그 후 7시간이 지나면 대통령도 죽고 여당도 죽고 야당도 죽고 온 국민이 모두 죽고 말 것이다.

    세월호(청해진해운 소속) 참사는,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 지구촌 식구들이 눈을 번연히 뜨고 아연실색한 사건이다. 2014년 4월 15일,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하여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여 수백 명이 사망했다. 특히 세월호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어린 학생들의 희생을 당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2년이 지난 지금도, 사건 발생 직후 초동 대처부터 허둥댔던 정부의 무능함과 책임론에 대하여, 박근혜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하여 비난과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분노한 여론이 촛불집회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외롭다/ 가슴에 묻어둔 진실하나/ 무덤까지 품고 간다는 것은//절절한 괴로움이다/ 가슴 알싸한 슬픔이다/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다//산다는 것은/ 좋든 싫든 어깨 기대고/ 함께 길을 걷다보면//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보아버린/ 들어서는 안 될 말을 들어버린// 어찌할 수 없는/ 나는 네 진실의 목격자/ 네 외로움의 증인// 이 詩는 살아생전 진선미(眞善美)를 꿈꾸며 시인의 길을 걸었던 박영남의 ‘목격자’이다.

    시인이여! 이 시대의 중심에 서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혁명가를 불러야 합니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목숨을 내 던져야 합니다.









    1949년 발표. 선량한 농부 모리츠는 유대인으로 오인(誤認)되자 헝가리로 탈출했으나, '적성(敵性) 루마니아인'으로 체포되어 나치스의 강제노동 수용소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게르만 민족 연구가인 한 독일군 장교에 의해 그는 게르만 영웅족(英雄族)의 순수한 혈통을 이은 후예로 인정되어 강제노동의 감시병이 되었으나 다시 연합군 지역으로 탈주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적국 병사로 잡혀 수용소에 갇히어, 이를 아무리 항변해도 소용이 없다. 전쟁이 끝나 간신히 석방되어 처자를 만났으나 18시간 뒤에는 다시 감금된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서유럽에 사는 동유럽인들이 갇히게 된 때문이었다.

    미·소 양진영의 틈바구니에 끼인 약소민족의 고난과 운명을 묘사한 이 작품으로 작자는 일약 명성을 얻게 되었다. 한국에도 소설과 영화로 소개되었다.


    세계문학사 작은사전
     25시

    요한 모리츠는 그렇게 바랐던 미국행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출발하기 전날 밤, 사랑하는 스잔나와 만나는 현장을 그녀의 아버지한테 들켰기 때문에 그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두 사람은 함께 살면서 두 아이를 낳았고, 열심히 일해 땅과 집도 생겼다.

    어느 날, 스잔나 혼자 일하고 있을 때 헌병이 와서 그녀를 유혹했다. 그런데 그녀가 헌병을 쫓아 버린 1주일 뒤에, 모리츠에게 징집 명령이 전달되었다. 스잔나를 차지하기 위해 헌병이 루마니아인인 모리츠를 유대인으로 몰아 강제 수용소에 넣어 버린 것이다. 모리츠가 강제 노동에 종사한 지 반 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스잔나가 이혼 신청을 보낸 사실을 알고 본의 아니게 거기에 서명했다. 그는 유대인의 사의 권유를 받고 유대인의 압박이 없는 헝가리로 탈출했다. 그러나, 거기서도 모리츠만은 루마니아인이라는 이유로 체포되어 스파이 혐의로 고문당하게 되었다. 결국 그는 헝가리의 수용소에 수감되어 다시금 강제 노동을 해야 했다. 그러다가 헝가리 정부에 의하여 헝가리 노동자로서 독일에 팔려가게 되었다.

    독일에서 고된 노동에 종사하고 있을 때, 모리츠는 인류학을 연구하는 독일군 대령의 눈에 띄게 되었다. 그 대령은 모리츠를 우생학적으로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대령의 명령으로 모리츠는 독일 군인이 되었고, 독일 여자 힐다와 결혼하여 자식까지 낳았다. 한동안 평온한 나날이 계속되었다. 그런데 수용소에 갇혀 있던 프랑스인에게서 연합군의 승리가 가까웠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고, 그 승리의 날에 아내와 자식을 보살펴 준다는 조건으로 모리츠는 프랑스인을 탈출시키면서 자신도 그와 함께 탈출했다.

    그들은 무사히 URA(국제 연합 구제 협회)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모리츠는 적국 루마니아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다시금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모리츠는 청원서를 통해 자신이 갇혀야 하는 이유를 밝혀 달라고 호소했으나 아무런 회답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에 아내인 힐다의 어머니로부터 편지가 왔다. 독일은 전쟁에 졌고, 모리츠와 힐다가 살던 집은 불탔으며, 아이를 껴안고 죽은 힐다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열다섯 번째의 수용소에서 고향의 신부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에게서 의외의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스잔나는 그 헌병한테 집을 몰수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마지못해 이혼 신청에 서명했다는 소식이었다.

    마침내 모리츠가 수용소에서 석방되는 날이 왔다. 그는 13년 동안이나 고국을 떠나 있었다. 무려 1백여 곳의 수용소를 전전한 뒤에 겨우 아내와 자식을 만나게 되었으나, 거기에는 그가 알지 못하는 어린애가 하나 더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옛날과 다름없이 스잔나를 껴안고 숨이 막힐 만큼 키스를 퍼부었다. 두 사람은 젊은 연인들처럼 힘껏 껴안았다. 13년 동안에 일어난 모든 불행이 가셔지는 듯했다. 그러나, 모리츠의 자유는 오직 열여덟 시간으로 끝났다. 동부 유럽의 외국인은 모든 수용소에 감금하라는 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이제 도망갈 만한 용기도 없었다. 그는 가족을 살리기 위해 미국 군대에 외국인 의용군으로 지망했다. 의용군이 되면 가족들은 수용소에 갇히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너무 나이가 많았기 때문에 의용군이 될 자격도 없었다.

    모리츠는 의용군 징집 사무소에서 자기를 받아들여 달라고 호소했다. 옆에 서 있는 아내와 낯선 막내아이를 바라보면 암담한 느낌만 들었고, 너무나 큰 절망감으로 해서 울고 싶을 따름이었다. 징집소장은 의용군 신청이 많아 기분이 몹시 좋았다. 그는 모리츠의 사진을 찍어 신문에 광고할 목적으로 그에게 "웃어!" 하고 명령했다. 웃으라고 했지만 모리츠는 웃을 수 없었다. 다시금 죽음의 전쟁터에 가야 할 것을 생각하면 절망감으로 울고 싶을 따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위는 다시금 재촉하는 것 이었다. "웃어! 웃어!"

    [네이버 지식백과] 25시 (세계문학사 작은사전, 2002. 4. 1., 가람기획)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6-12-20 09: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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