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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 오늘은 대한민국 숙명의 날이다. 다시 말해서 온 국민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오전 11시는 박근혜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는 숙명의 시간이다. 운명과 숙명이라는 말이 있다. 운명은 인간의 힘에 의해서 바꿀 수 있지만, 숙명은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 아버지가 분명하게 정해진 것처럼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박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선고의 날 숙명의 시간이후 대한민국에는 과연 어떤 막이 오를까?
헌법재판소는 오늘, 90여 일간 진행된 탄핵심판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그래서 헌재는 박근혜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을 내릴 귀로에 서 있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든지 기각하든지 두 갈래 길뿐이다. 현재는 박한철 전임 소장의 퇴임으로 8명의 탄핵이 인용되려면 6명이 찬성해야 한다. 반대로 3명 이상 기각 의견을 내면 탄핵안은 폐기된다. 탄핵 같은 중대한 결정에서 소수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소수의견이 불복의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도 재판관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국민은 그 결정에 따라야 한다.
대한민국 숙명의 날, 대선후보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前대표는 공개일정을 취소하고 탄핵 정국에서 분열된 국론통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안희정(충청남도)도지사는 어떤 캠페인도 진행하지 않고 오직 국민통합만 생각한다고 했다. 안철수(국민의당)前대표는 어떤 결정이 나와도 정치인은 국민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 정당은 비상시국 연석회의를 개최한다고 했고, 남경필(경기도)지사는 정치적 행보를 하는 대신 도정을 챙기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문제는 국민이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광화문광장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는 ‘이솝우화’의 ‘두 마리 염소이야기’와 흡사했다. 두 마리 염소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서로 양보하려 하지 않고 먼저 건너가기 위하여 싸움을 했던 것이다. 결과는 둘 다 외나무다리 아래로 떨어져 죽는다는 이야기이다. 대통령의 탄핵 사태로 빚어진 요즘의 시위는 국민과 국민의 싸움과 충돌로 극단을 향해 치닫고 있어 혹시라도 이솝우화의 이야기처럼 불행한 사태가 일어날까봐 불안하다.
우리의, 우리 국민의 싸움에는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운명은 오직 국민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촛불을 손에 들었든, 태극기를 손에 들었든 우리가 행동으로 옮겼던 것은,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애국애족 정신의 밑바탕임을 서로 의심하지 않아야 한다. 나라를 소중하게 여기는 측은지심이라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맹자 선배님이 가르쳐주신 ‘측은지심’이었다는 것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
박근혜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10일 오전 11시부터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될 예정이고, 광화문 네거리에서는 경찰이 차벽을 쌓고 있다. 경찰은 서울경찰청에 '갑호비상' 및 지방청에 '을호비상'을 발령하고, 270개 중대 규모 2만1000여명의 경찰병력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과격 폭력행위와 집단행동 등 법질서 침해 행위를 할 경우에는 엄정 대처한다고 한다. 혹시라도 탄핵결과에 불복종하며, 증오심을 삭이지 못하고 이솝우화의 두 염소처럼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끝내 정면충돌한다면 그 운명은 무저갱 속에 빠질게 뻔하다. 식민지배와 전쟁, 독재를 극복하고 키워 온 민주주의와 경제적 발전을 한순간에 잃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우리 모두는 숙명의 시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국민통합에 힘을 모아야 한다. 90여 일 동안 온 나라를 뒤흔든 혼돈 앞에서 질서의 길을 되찾아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사드에, 북한 미사일에, 한일갈등에 중국 한한령까지 겹쳐 풍전등화이다. 우리 손으로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 국민모두가 이마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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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0 19:5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