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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일곱 살로 돌아가고 싶다 / 오양심 시인
2017-09-11 오전 10:29:44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오양심 시>





    아가야!
    할머니라고 부르지 마라
    할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우리들도 너처럼
    일곱 살이 되고 싶다.

    삶이 단순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우리는 때가 많이 묻었다.
    빛과 어둠이 동색(同色)이고
    웃음과 울음이 동음(同音)이라는 것
    어린아이는 늙어가고 늙은이는
    죽어간다는 것에 대하여 알아버렸다

    할 수만 있다면 일곱 살이 되어
    땅에서 하늘까지 사닥다리를 놓고 싶다  


    우리가 일곱 살이었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지렁이를 밟아서 꿈틀거리게 했고 
    빨래 줄에 앉은 새에게 돌팔매를
    던져 눈탱이를 밤탱이로 만들었다 
    나무에 붙어있는 풍뎅이를 잡아다가 
    모가지를 비틀어서 등짝으로 마당을 쓸게 했다 


    동생 골탕 먹이는 법을
    실행에 옮겼을 때 엄마에게 부지깽이로
    당한 매타작을 동생에게는 부채질까지
    해주면서 갚아주었던 일곱 살이 되고 싶다
    고향의 저녁연기처럼 아득한 엄마에게
    다시 미움을 받을지라도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7-09-11 10:29 송고
    미운 일곱 살로 돌아가고 싶다 / 오양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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