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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대신 서리 내린 마산마을
서리 맞은 고구마가 용신하지 못한다
서릿길로 고구맛대 달러오던 서울상회
용달 크락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마산 할매들 손톱 밑이 시커멓게
물들어 복장질 한 가을이 넘어가고 있다
일관에 오천 원 하루 동안 육관 달리던
할매들의 소임이 끝났다
어제는 노인정 대절 차타고
국화축제 갔다 오고 오늘은
마을 목간통에서 한나절 불은 때 벗기며
겨우살이를 시작하였다
그렇게 입동은 서리를 풀어놓고야
고구마 밭을 차지하기 시작하였고
꼭 제돌 만에 허파에서 물 빼며
천신만고로 살아 온 최씨가
갈라진 두둑 헤집어 세운 고구마포대
무광 놓으며 눈물 훔치던 마누라가
돌부리 차며 뻗어나던
잔디 같은 명줄 데려온 듯이
반짝 업고 들어간다
물짜게 생겼거나 말거나
셋 밭에 놓은 고구마가 내 서방 같으니
딱지 떨어지고 새살 만나듯
마산 할매들 한 해 살이는
마디마디 고구마줄기 둥치며
다 입동서리 덕택이란 말로 접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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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9 11:3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