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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서리 / 정홍순
2012-11-19 오전 11:36:35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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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 대신 서리 내린 마산마을

    서리 맞은 고구마가 용신하지 못한다

    서릿길로 고구맛대 달러오던 서울상회

    용달 크락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마산 할매들 손톱 밑이 시커멓게

    물들어 복장질 한 가을이 넘어가고 있다

    일관에 오천 원 하루 동안 육관 달리던

    할매들의 소임이 끝났다

    어제는 노인정 대절 차타고

    국화축제 갔다 오고 오늘은

    마을 목간통에서 한나절 불은 때 벗기며

    겨우살이를 시작하였다

    그렇게 입동은 서리를 풀어놓고야

    고구마 밭을 차지하기 시작하였고

    꼭 제돌 만에 허파에서 물 빼며

    천신만고로 살아 온 최씨가

    갈라진 두둑 헤집어 세운 고구마포대

    무광 놓으며 눈물 훔치던 마누라가

    돌부리 차며 뻗어나던

    잔디 같은 명줄 데려온 듯이

    반짝 업고 들어간다

    물짜게 생겼거나 말거나

    셋 밭에 놓은 고구마가 내 서방 같으니

    딱지 떨어지고 새살 만나듯

    마산 할매들 한 해 살이는

    마디마디 고구마줄기 둥치며

    다 입동서리 덕택이란 말로 접어간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11-19 11:36 송고
    입동서리 / 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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