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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쌈을 싸다가 / 김용수 
2013-12-23 오후 10:15:47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친구야! 친구들아! 쌈 싸러 가자

    상추 잎도

    배추 잎도

    무 잎도

    채소 이파리는 모두가 맛 있단다


    삭히고 삭혀둔 된장 고추장 젓갈이랑은

    엄마 손으로 담가둔 장독에서 꺼내어

    채소 잎에 밥 한 숟가락 싸고

    둘둘 말아 입에 넣고

    우직 우지직 씹노라면

    엄마 손놀림 보이고

    아빠 발품이 아리다


    선인은 말했다


    부모 앞에서도

    그 누구 앞에서라도  

    한 쌈 입에 넣으면 

    눈알 부라리며 꿀꺽 삼키는

    쌈 싸는 멋을 

    쌈 싸는 맛을

    섞음의 별미라고


    행여

    쌈을 좋아하는 홍어삼합에 

    묵은 배추김치 가닥 멀개지고

    홍어, 돼지고기 살점 엷어지는

    시절이 오거들랑

    정이 없는 쌈을 싸거들랑

    살도 말도 섞지 말라고


    살 떨리고 말 떨리는 

    쌈을 싸다가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12-23 22:09 송고 2013-12-23 22:15 편집
    쌈을 싸다가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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