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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 우리 학교에서 열리는 학년별 자모배구대회를 앞두고 우리 엄마는 암 판정을 받으셨다. 평소에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는 엄마였기에 엄마와 우리 가족의 충격은 무척 컸다. 나와 오빠는 엄마가 무서운 암에 걸리셨다는 생각에 너무 슬퍼서 눈물만 흘렸고, 엄마와 아빠는 괜찮다고 치료만 잘 받으면 나을 거라고 우리를 위로하셨다.
  화순에 있는 암치료 전문병원에 가시기 전 엄마는 우리 식구들이 엄마가 안 계실 동안에 불편하게 지내지 않게 밑반찬도 해 놓으시고 옷장 정리도 해놓으셨다. 아프신 엄마가 집안일을 너무 많이 하셔서 더 많이 아프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하면서도 평소에 집안일을 해오지 않은 내가 엄마를 도울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엄마가 병원에 가셔서 치료를 받으시느라 집을 비우셨다. 엄마가 안계시면 엄마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겠구나 내심 좋아하긴 했었지만 막상 엄마가 안 계시니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 깨워줄 사람이 없었다. 아빠가 계실 때는 아빠가 깨워주셨지만 교대근무를 하는 관계로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관계로 아빠가 아침 일찍 출근하는 날에는 스스로 일어나지 못해서 지각을 하기도 했다. 학교 갔다오면 엄마가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셨는데 이제 나를 반기는 건 썰렁한 아무도 없는 빈 집뿐이었다.
  주말에 집에 다니러 오시는 엄마는 치료 받으시느라 많이 힘드셨는지 살도 빠지고 머리도 빠지셨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정말 마음이 아팠다. 그 몸으로 밀린 집안일을 걱정하셨다.
  엄마가 계실 때는 엄마가 하시는 일이 그렇게 힘든 줄 몰랐는데 엄마께서 아프시고나서 병원에 가신 후 나와 우리 가족은 엄마의 존재감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주말에 집에 다니러 오시는 엄마가 불편하지 않게 집안일을 나누어 하기로 했다. 식사 준비와 설거지, 청소, 빨래 등을 가족들이 나누어 하고 특히 내 방 청소는 스스로 하게 되었다. 나는 고작 내 방 하나 청소했을 뿐이었는데 주말에 집에 오신 엄마는 내가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기뻐하시고 칭찬해주셨다. 여태까지 내가 엄마를 더욱 힘들게 한 거 같아서 더욱 더 죄송한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또 항암 치료를 받으시러 병원에 가셔서 주말에만 오신다. 처음에 엄마가 안 계신 것처럼 우리 가족은 힘들어하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제는 가족모두가 집안일을 잘 나누어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주말에 엄마가 집에 오시면 더 편히 쉴 수 있도록 집안일을 잘 해놓는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엄마가 집안일 걱정 안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내 할 일을 스스로 하고 공부도 스스로 찾아 하는 딸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 우리 엄마가 완쾌되는 날까지. 엄마!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