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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년 새해가 떠올랐다. 새하얀 눈밭에서 계사년을 설계해 보는 사람들은 부지기수일 것이다. 지난해에 못다 이룬 꿈을 비롯해 악몽처럼 여겨졌던 일들을 낱낱이 들춰보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려는 야심찬 계획일 것이다.  

2013년 계사년(癸巳年)은 흑사띠, 또는 '검은 뱀의 해다. 계(癸) 는 10개의 천간(天干) 중  작은 물(水)에 해당되고, 오행(五行)으로 볼 때 검은 색을 나타내며, 사(巳)는 12지지(地支)중 뱀을 뜻한다.

교수들은 2013년 사자성어로 제구포신을 뽑았다고 한다. 희망을 담는다는 뜻으로 계사년 한해는 위정자들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온 국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이 사자성어는 '춘추좌전'에 나오는 말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춘추좌전의 기록을 보면 소공(昭公) 17년 겨울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자 노나라의 대부(大夫) 신수(申須)가 이를 제구포신의 징조로 해석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혜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길함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는데 오히려 이를 변혁의 징조로 본 것이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이종묵 교수는 "변혁은 불길함의 징조가 나타날 때 필요한 것"이라며 "다만 그 변혁은 백성의 믿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옛 사람들은 낡은 것은 버리고 새것은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보고자 했다"며 "이것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박명진 교수도 "대선을 통해 고질적인 지역 갈등과 이데올로기 갈등, 계층갈등이 심화됐다"며 "새 정부는 구악을 퇴치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시민의식을 고양해야 할 것"이라고 선택 이유를 말했다.

어쩌면 계사년에는 변혁과 함께 변화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취임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정책들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정가는 물론 사회전반에 걸쳐 새로운 전기가 흐르고 있는가하면 새로운 위정자를 맞이하려는 국민정서로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서민들의 애환을 어머니처럼 감싸고 돌봐줄 수 있는 박근혜여성대통령의 행보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온 국민이 국모로 섬겼던 고육영수여사의 딸로써, 국정을 수반하는 그 행보를 주시하고 반면 mb정부와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끊는가를 보고 싶은 것이다.

이외에도 고질적인 지역 갈등과 이데올로기 갈등, 계층 간의 갈등,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 등을 어떻게 치유하고 변화 시킬 것인가에 궁금증이 더해 가고 있다.

국민들은 임진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새하얗게 뒤덮인 대한민국의 강산에서 새 정부의 구상은 어느 때보다도 다르리라 믿는다. 첫 여성대통령으로 취임한 박근혜대통령은 정치적 내공이 쌓일 대로 쌓였고, 부모의 뒷모습에서 배우고 터득한 정치철학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도 운이 따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뱀띠에 일어났던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진다. 1941년 베를린 장벽과 소련의 붕괴, 1989년에는 중국에서 천안문 사건, 2001년에는 미국에서 911 테러 공격 등이다.

아무튼 새하얀 눈밭에서 계사년 제구포신을 생각하자. 위정자를 비롯한 온 국민이 함께하는 사자성어가 그 뜻을 발하기를 빌고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