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수 편집국장
순천 용계산 치유의 숲이 현대인에게 건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지칠 때 찾아가는 곳은 결국 어머니의 품을 닮은 대자연이다”고 말이다. 그렇다. 남도의 수려한 산세와 온화한 기운을 품은 곳은 순천이다.
그중에서도 서면 구상리 일대에 자리한 용계산은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을 고이 아껴둔 숲이 아닐까 싶다. 깊고 그윽한 생명의 숨결을 간직해 온 심산계곡과 울창한 숲이다. 힐링하는데 최적의 장소다. 최근 이곳에 조성된 ‘용계산 치유의 숲’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현대인의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는 참된 ‘천혜의 보고(寶庫)’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용계산 치유의 숲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인위적인 화려함을 탐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울창한 편백나무와 삼나무, 온갖 활엽수가 빼곡히 들어선 숲길을 걸어보라. 걷다 보면,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피톤치드 향이 먼저 나그네를 맞이한다. 바람에 서걱거리는 나뭇잎 소리, 골짜기를 흘러내리는 맑은 물소리는 그 자체로 훌륭한 자연의 음악이자 마음을 씻어내는 약이 된다.
바쁜 일상의 소음에 마비되었던 감각들이 숲의 안개와 햇살 속에서 하나둘 되살아나는 경험은 오직 이 정갈한 산림 속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싶다. 역사적으로도 순천의 산하는 늘 삶의 지혜와 강인한 생명력을 품어왔다. 게다가 고려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민초들의 삶을 지켜온 든든한 울타리였다.
오늘날에는 지친 현대인에게 무상으로 치유를 베푸는 삶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따라서 용계산 치유의 숲도 자연과 사람의 오랜 동행을 이어주는 소중한 매개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숲길을 따라 들어선 족욕장과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몸의 묵은 피로를 풀어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조용히 돌아보는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하지만 천혜의 보고라는 이름이 진정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함께 가꾸고 지켜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아무리 훌륭한 보물이라 한들 올바르게 아끼고 사랑하지 않으면 그 가치가 반감되기 마련이다.
대중교통이나 접근성의 아쉬움을 세심하게 채우고, 용계산 만의 고유한 이야기와 생태적 가치를 담은 차별화된 치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또 인근 마을과의 상생을 통해 지역민과 방문객 모두가 온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런 여건이 갖춰질 때, 용계산은 비로소 순천 아닌 남도를 대표하는 생태 치유의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다.
용계산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숲을 내어주고 있다. 맑은 공기 한 모금, 나무 그늘 아래서 얻는 잠깐의 평온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진 유산이다.
더욱이 삶의 무게에 지친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용계산의 품에 안겨보길 권하고 싶다. 일부로 무언가를 채우려 하지 않아도, 그저 걸음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오르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용계산 치유의 숲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가장 귀한 선물이자, 진정한 천혜의 보고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자차 없이는 방문하기 어렵고,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연계 노선이나 배차 간격이 충분하지 않다. 게다가 구간의 도로 폭이 좁은 편이라 초행길 방문객이나 대형 버스 진입 시 불편함이 있으며, 도심 주요 거점에서 치유의 숲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이나 홍보가 다소 부족하다.
이뿐 아니다. 자연 테라피, 족욕, 숲길 걷기 등 기존의 다른 지자체 치유의 숲들과 비교했을 때 차별화된 특화 프로그램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 직장인, 교통약자, 노년층, 가족 단위 등 다양한 방문층의 니즈를 섬세하게 반영한 연령별, 대상별 맞춤형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숲 내부나 인근에 방문객이 오랜 시간 머물며 이용할 수 있는 카페, 식당, 간이 휴게 공간 등 편의시설이 넉넉하지 않다. 또 당일 방문 코스에 그치지 않고 머물러 가는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하기 위한 숙박시설이나 야간 프로그램과의 연계가 아직은 다소 미진하다.
또 순천의 대표 관광지인 순천만국가정원, 낙안읍성, 선암사, 송광사 등 주요 거점이나 도심 상권과의 연계 동선이 매끄럽지 못해, 방문객을 도심이나 다른 지역으로 유입시키는 시너지 효과가 조금 떨어진다. 치유의 숲 운영이 지역 농특산물 판매나 인근 마을 주민들의 소득 창출로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그런 연유에서일까? 손훈모 순천시장은 지난 22일 용계산 치유의숲 현장을 방문해 홍보 강화와 프로그램 발굴 등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날, 손 시장은 치유센터와 치유숲길, 계곡물 치유장, 맨발 숲길 등 주요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맨발 숲길의 코스와 이용 동선, 시설 관리 상태 등을 꼼꼼히 살폈다. 또 시민의 눈에서 프로그램을 바라보고자 숲속 스트레칭과 편백나무 교감 등 산림치유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체험 후, 손 시장은 “직접 둘러보니 편백숲과 계곡, 치유시설과 프로그램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며, “용계산 치유의 숲 매력이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려질 수 있도록 접근성과 홍보를 강화하고 이용객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용계산 치유의 숲은 서면 구상리 일원에 조성된 65.9ha 규모로, 치유센터를 비롯해 치유숲길, 계곡물 치유장, 일광욕장, 맨발 숲길 등 다양한 치유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50년 이상 된 편백숲과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활용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시민들에게 자연 속 치유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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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06:49 송고
2026-07-27 11:30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