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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맛과 멋 / 김용수
2026-07-06 오전 8:20:08 참살이 mail yongsu530@daum.net


    김용수  편집국장


     

    순천의 맛과 멋은 자연이 차리고 시간이 빚어낸 하모니다. 우리나라에서 '생태 도시'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단연 순천이다. 하지만 순천을 단순히 초록빛 자연이 잘 보존된 도시로만 기억하기엔 아쉽다. 순천의 진정한 매력은 눈을 사로잡는 수려한 '멋'과,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하는 깊은 '맛'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데 있기 때문이다.

     

    순천의 멋은 '조화로움'에 있다. 인위적으로 꾸며진 화려함이 아닌, 자연과 인간의 오랜 호흡이 만들어낸 풍경이다. 아니다. 신이 내린 정원과 인간이 지킨 역사다.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과 둥근 S자 수로가 이루는 곡선의 미학은 순천의 대표적인 '멋'이다. 해질녘 용산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붉은 낙조는 왜 이곳이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생태공원인지 온몸으로 증명한다.

     

    게다가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가꾸고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 있다. 세계 각국의 정원 양식과 사계절 피어나는 꽃들은 도시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준다. 또 시간이 멈춰선 낙안읍성이 있다. 조선시대의 성곽과 초가집들이 그대로 보존된 이곳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며 삶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 깊은 역사적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남도 음식의 정수인 풍요가 낳은 밥상이 있다. "순천에 가면 어디서든 숟가락만 얹으면 맛집이다"라는 말이 있다. 산, 바다, 들판을 모두 품고 있는 순천의 지리적 이점은 남도 음식 중에서도 가장 다채롭고 풍성한 '맛'을 탄생시켰다.

     

    청정 순천만 갯벌에서 자란 짱뚱어를 푹 고아 시래기와 함께 끓여낸 짱뚱어탕은 구수하고 진한 맛이 일품인 최고의 보양식이다. 쫄깃한 식감의 꼬막 역시 순천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이다. 게다가 청소골이나 조계산 자락에 가면 순천 토박이들이 사랑하는 토종닭 숯불구이를 만날 수 있다. 은은한 숯향이 베어든 담백하고 쫄깃한 고기 맛은 순천의 또 다른 미식 매력이다.

     

    순천의 한정식은 그야말로 '풍요의 끝'이다. 제철 해산물부터 육류, 나물, 그리고 깊은 맛의 젓갈과 김치까지,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은 순천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을 대변한다.

     

    이뿐 아니다. 순천의 진짜 묘미는 이 맛과 멋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문화로 어우러지는 것이다. 선암사의 고즈넉한 숲길을 걸으며 머리를 비워낸 후, 내려오는 길에 맛보는 산채비빔밥과 동동주 한 잔은 그 자체로 완벽한 힐링이다. 낙안읍성 평상에 앉아 맛보는 파전과 막걸리에는 역사와 낭만이 함께 녹아있다.

     

    이처럼 순천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그 안에서 최고의 멋을 가꾸고, 가장 건강한 맛을 내는 도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오감이 지쳐갈 때, 순천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곳의 푸른 갈대숲이 당신의 눈을 씻겨주고, 따뜻하고 깊은 남도의 밥상이 당신의 지친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주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 순천은 남문터 광장에서부터 낙안읍성과 조계산까지 도시 전체를 거대한 식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특히 음식에 공간과 사람 그리고 이야기를 더한‘순천형미식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그런 연유에서일까? 순천시는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8일간 도시 전역을 맛과 이야기가 있는 미식무대로 물들인“2026순천미식주간”을성공적으로 마무리했었다.

     

    올 행사는“도시가 식탁이되다. 순천”을 주제로 했다. 즉, 음식을 단순히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기존의 축제 방식을 탈피 했었다. 시민과 관광객이 순천 곳곳을 직접 찾아가서 먹고, 걷고, 체험하며 머무는 여정형콘텐츠로 기획돼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도심속 남문터 광장을 시작으로 아랫장, 중앙시장, 매곡동 역사문화공간, 낙안읍성, 선암사~송광사 천년불심길까지 무대를 넓히며 순천 전역을 미식으로 연결했었다.

     

    낙안읍성에서 열린‘낙안잔잔잔(盞盞盞)’은 전통공간의 분위기와 술, 음식, 음악을 결합한 야간미식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참가자들은 낙안읍성 골목과 성곽길을 따라 이동하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고, 세 잔의 술과 음식, 전통놀이가 어우러진 특별한 미식 경험을 즐겼었다.

     

    마지막 날 열린 순천치유미식트레일런은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조계산 천년 불심길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숲길을 걷고 달리며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비우고, 완주 후에는 산채비빔밥을 함께 나누며 건강한 음식으로 다시 채우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순천시는 지역식재료와 맛집, 전통시장, 문화공간을 더욱 촘촘히 연결해 순천만의 미식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특히 순천을 찾은 관광객이“무엇을 먹을까”를 넘어“어디에서 어떤 경험을 할까”까지 기대할 수 있도록, 순천의 맛에 사람과 공간의 이야기를 더해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순천의 맛이 시장, 골목, 역사 공간, 자연 길을 따라 시민과 관광객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확인한 행사였다”며“앞으로도 순천의 음식을 도시의 매력을 알리는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켜, 순천을 맛으로 기억하고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무튼 順天의 지명마냥 대자연과 어우러진“맛과 멋”은 순천 사람인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오묘한 그 맛과 운치를 곁들인 그 멋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順天心을 잃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6-07-06 08:20 송고
    순천의 맛과 멋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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